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06년 버시바우 미대사 만나
“보조금 정책 해롭다” 주장
한·중 FTA 준비필요성도 강조
“보조금 정책 해롭다” 주장
한·중 FTA 준비필요성도 강조
남경필(사진) 한나라당 의원이 정부의 농업보조금 정책을 비판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국회가 농민에 저항할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인 남 의원은 16일 야당의 반대 속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을 상임위에 직권 상정한 바 있다.
18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보면, 남 의원은 2006년 2월1일 미국 워싱턴 방문(2월7~10일)을 앞두고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조찬모임을 열고 한-미 외교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버시바우 미국대사가 “한국 농민들이 수입시장 개방에 적응하는 데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이행기간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늘날 세계시장을 보면 경쟁력이 없는 분야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은 비싼 비용을 치른다”고 지적하자 남 의원은 “지금까지 우리 의원들은 농민들을 두려워해 진정한 현안을 다루지 않고 농업보조금만 지급해왔다”고 답변했다.
남 의원은 이어 “이제 의원들이 농업보조금 정책을 지속하는 게 왜 해로운지 설명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는 농민에 저항할 용기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 한-미 협정 때보다 더 많은 저항이 일겠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다방농민”이라는 표현으로 농민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현재 농업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 비중은 우리나라가 4.6%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은 22.3%, 미국은 14.6%, 일본은 5.4%에 이른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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