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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CJ 이재현 회장 미행’ 수사, 삼성 그룹 차원 개입 포착

등록 2012-04-05 08:17

삼성전자·전기 직원 대포폰 구입·전달…삼성물산 상무 조사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을 미행해 업무를 방해했다’며 씨제이그룹 쪽이 삼성물산 직원들을 고소한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미행에 사용된 대포폰을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감사팀 소속 직원들이 구입·전달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는 “(삼성물산) 직원들이 장충동 신라호텔 인근 부지 활용 방안을 찾으러 다녔을 뿐 미행은 없었다”는 삼성 쪽의 기존 해명을 뒤집는 것으로,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미행에 개입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최근 삼성전자 감사팀 나아무개 차장이 미행에 사용된 대포폰을 구입한 사실을 파악하고 나 차장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며 “또 나 차장이 구입한 대포폰을 삼성물산 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삼성전기 감사팀 임아무개 부장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경찰이 앞서 미행에 직접 가담한 혐의로 김아무개(42) 차장 등 삼성물산 감사팀 소속 직원 4명을 소환한 데 이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감사팀 소속 직원까지 조사함으로써, 수사의 초점이 그룹 차원의 조직적 개입 쪽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나 차장은 삼성물산 감사팀 직원들이 미행에 사용한 대포폰 5대를 직접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 차장은 대포폰을 사러 가서 ‘발신전화 미표시’ 옵션을 요구하는 등 조심스럽게 행동했고, 이를 의심한 판매자가 이들의 승용차 번호판을 촬영해 둔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 덜미가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구입한 5대의 대포폰 가운데 4대는 미행을 한 삼성물산 직원 4명이 나눠 썼으며, 나머지 1대는 이들을 ‘지휘’한 누군가가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대포폰 발신 기지국을 추적한 뒤 이재현 회장의 출근 동선 등과 비교해, 삼성물산 직원들의 미행 사실을 파악했다. 서울 장충동 집-필동 인화원-씨제이 본사로 이어지는 이 회장의 출퇴근 동선이 대포폰 발신 기지국 조회 결과와 상당 부분 일치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씨제이 남산 본사 맞은편에 있는 에스티엑스(STX) 본사 건물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녹화테이프 등도 제출받아 분석했는데, 삼성 직원들이 미행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난 렌트 차량을 타고 오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렌터카를 빌리는데도 삼성물산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행에 직접 가담한 삼성물산 감사팀을 담당하는 김아무개 상무도 지난달 30일 소환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상무가 미행에 직접 가담한 직원들의 직속상관이기 때문에 미행을 지시했는지, 더 윗선이 개입됐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은 나 차장과 임 부장이 각각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감사팀 소속임을 인정하면서도 “이들이 대포폰을 구입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은 “삼성물산 감사팀 김 상무의 소환조사도 금시초문”이라며 “삼성은 (미행 사건에 대해) 일체의 언론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유선희 정환봉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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