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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국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서부엔 ‘불황 그림자’ 옅었다

등록 2012-08-05 21:01수정 2012-08-06 08:26

중국 서부에선 아직 불황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 지난 6월말 인파로 넘치는 산서성 시안시의 재래시장 밤거리.
중국 서부에선 아직 불황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 지난 6월말 인파로 넘치는 산서성 시안시의 재래시장 밤거리.
한-중 수교 20돌 기로의 중국경제 현장을 가다
제3회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① 가장 위험한 경계에 도달했나
올해로 세 번째인 한겨레신문사 주최의 ‘아시아미래포럼’이 ‘2013 리더십의 변혁’을 주제로 10월16~1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다. 위기의 시대, 세계의 지성들이 머리를 맞대고 변혁의 리더십을 탐색하는 이번 행사를 앞두고 <한겨레>는 3부에 걸쳐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1부는 한-중 수교 20돌(8월24일)을 맞아, 기로에 선 중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짚어본다. 2부는 삶의 터전에서 일어나는 혁신으로, 사회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세계 주요 도시의 사례와 원리를 다룬다. 3부는 포럼에 참가하는 주요 연사의 인터뷰를 싣는다.

중국 허난성의 성도 정저우의 역 부근은 중국의 3대 의류도매시장 중 하나다. 전국의 철도가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여서 중국 ‘2·7상권’이라 불리는 내륙 최대의 의류도매단지가 형성돼 있다. 지난 6월 말 이곳의 최대 의류도매상가인 인지상마오청은, 오전 도매상인이 쓸고 간 뒤에도 물건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의류산업은 경기의 잣대인데, 이곳에서는 아직 불황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한글이 멋있다는 이유로 ‘바다&금’이라는 한국어 간판을 단 의류도매상을 찾았다. 이곳에서 5년 전부터 일했다는 종업원 지앙(24)은 “멀리 산둥과 신장에서도 손님들이 온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며칠 뒤 들른 산시성 시안시의 재래시장에도 고객들은 넘쳐났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국 내부에서는 성장률 8% 붕괴 등 거시지표의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경착륙 우려감보다는 연착륙의 기대감이 높아 보인다. 중국 관료나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고성장기에서 정상적인 상태를 찾아가는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라며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 차관을 지낸 웨이젠궈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서방 경제학자들은 개혁개방이 시작된 지 30년 동안 수없이 중국경제위기론을 언급해 왔지만 대부분 빗나갔다”며 “중앙정부에서 시책을 강구하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정부가 소유하고 정부가 투자하는 정부 주도형 경제성장 모델이기에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가을 제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교체를 앞둔 정부가 경제성장률 하락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에서 만난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왕이밍 거시경제연구원 부원장은 “7%대 성장률은 이미 지난해 12차 5개년계획에 적시됐던 것이며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과거에는 값싼 노동력으로 승부했지만 앞으로 중국 13억 인구가 높은 생산력을 확보할 경우 발전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중국삼성경제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중국지사)의 리무췬 수석연구원도 “현재 중국 정부의 경제에 대한 관심도와 개입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은행이 대부분 국가 소유인 상황에서 부동산 거품이 폭발한다든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베이징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수출이 막히면 내수가 받쳐줄 수 있는 ‘하이브리드 경제’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연착륙론을 제기하는 쪽의 근거로는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7.6%를 기록해 우려를 낳았지만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7.5% 수준인데다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중에서도 성장률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게다가 상반기 투자증가 속도가 1~5월과 비교해 0.3%포인트 상승했고 6월 소비증가 속도도 전달 대비 1.1% 상승하는 등 각종 지표가 점차 개선되는 조짐인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물가도 잡히고 있다. 지난해 6%까지 치솟았던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2.2%로 하락했다. 중앙정부의 재정적자도 국내총생산(GDP)의 2% 미만인데다 국가부채도 국내총생산의 20% 미만이어서 유사시 재정정책 여력도 좋은 편이다.

반면 서방 경제학자나 유학파 중국 학자들을 중심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근본문제 제기와 더불어 경착륙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거품, 지방정부 부채와 대형 국영기업의 비효율은 중국 경제의 대표적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중국에 비판적 시각을 보여온 페이민신 미국 클레어몬트 매케나대 교수는 최근 일본 <외교학자>지 기고문에서 “대다수 국가에서 이런 경기 하강세는 은행위기를 초래하고 심장병을 유발하지만 중국은 은행이 국가 소유이므로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중국 경제의 더 큰 리스크는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인 저효율에 있으며 이는 심장병보다는 ‘암’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금융위기를 예견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4~5%대의 성장을 예고하면서 “중국은 경착륙을 피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자산 인플레이션과 설비 과잉, 수출의 급속한 감소 등으로 1990년대 부동산 거품이 붕괴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3일 중국이 2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다음날, ‘중국 성장률 8% 붕괴’, ‘유럽 위기 아시아를 덮치다’ 등의 제목들이 한국 신문들의 머리기사를 장식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 세계 경제를 이끌었던 중국의 강력한 성장엔진이 멈추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였다. 유럽 재정위기가 중국에 본격적인 충격을 주기 시작했으며 수출 주문 급감과 부동산시장 위축이 맞물리는 바람에 ‘바오바’(성장률 8% 유지)에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2008~2009년 4조위안을 퍼부은 마당에 다시 이런 대대적인 부양책을 펴기가 어려우며, 투자 급감으로 중국 경제가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내부에서도 일부 이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중국씨티은행 추쓰성 투자분석 이사는 최근 베이징의 한 투자설명회에서 “중국경제가 30년 만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며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최대 변수는 유럽 부채위기가 아니라 바로 중국 경제의 향방”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저우·시안/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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