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홍 회장, 구자열 LS전선 회장에 경영권 넘기기로
재벌가선 이례적…아버지 형제 ‘공동경영’ 원칙 이어가
재벌가선 이례적…아버지 형제 ‘공동경영’ 원칙 이어가
구자홍(66) 엘에스(LS)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사촌동생인 구자열(59) 엘에스전선 회장에게 넘기기로 했다. 구자홍 회장과 구자열 회장은 각각 고 구인회 엘지(LG) 창업주의 셋째 동생인 구태회(89) 엘에스전선 명예회장과 넷째 동생인 고 구평회 이원(E1)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사촌이다. 구태회 명예회장, 고 구평회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고 구인회 엘지 창업주 다섯째 동생)은 2003년 엘지그룹에서 분가해 함께 엘에스그룹을 꾸렸다. 이후 10년 만에 장남들끼리 그룹 경영권을 이어주면서 재계에서 보기 드문 ‘사촌끼리 경영권 승계’ 사례로 남게 됐다.
엘에스는 “구자홍 엘에스 회장이 내년부터 구자열 엘에스전선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승계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11일은 엘에스그룹 창립 10주년 기념일이다. 구자홍 회장은 오는 12월31일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다. 엘에스그룹은 내년 1월2일 이·취임식을 연 뒤 곧장 인수인계에 들어가, 내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승계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구자홍 회장은 이후 그룹 연수원인 ‘엘에스 미래원’ 회장을 맡아 신임 회장을 돕기로 했다.
구자홍 회장은 2003년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뒤 10년 동안 그룹 기틀을 충분히 닦아 물러날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에스 관계자는 “그룹을 맡은 지 10년 동안 어느 정도 기반을 갖췄다고 판단해 다른 형제들에게 경영권을 넘기기로 마음을 먹고, 최근 가족들과 합의해 실행에 옮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엘에스그룹은 전자·소재·에너지 분야에서 인수합병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8년 만에 매출을 4배(지난해 기준 29조1850억원)로 불려, 재계 13위 그룹으로 올라섰다. 엘에스그룹은 구자홍 회장이 “경영을 맡은 지 10년이 됐고, 그룹의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소임을 다했다. 엘에스가 출범 당시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은 더 없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구자홍-구자열 회장 사이의 사촌간 경영권 승계는 그룹을 꾸린 선대 삼형제 집안의 ‘공동경영’ 원칙과 맞닿아 있다. 엘에스 그룹은 출범 때부터 창업 1세대인 구태회 명예회장, 고 구평회 명예회장, 고 구두회 명예회장이 공동경영을 원칙으로 삼아 그룹을 함께 이끌어왔다. 이런 원칙은 현재까지 이어져 이들 삼형제 집안은 지주회사인 엘에스의 특수관계인 지분 총33.43%를 각각 40%, 40%, 20%씩 나눠갖고 공동경영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구자홍 회장은 지난해 1월1일 ‘엘에스 파트너십’이라는 엘에스 경영철학을 선포하고, 고객·사업·글로벌시장·직원 등과의 협력관계를 강조해왔다. 이같은 경영철학에는 그룹사 사이의 협력관계를 중시하자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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