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6개월 된 사과가 ‘아삭’…농산물 유통 구조 ‘신선한’ 변화 오나

등록 2013-06-12 20:51수정 2013-06-13 16:23

사과를 봉인하는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이마트가 지난 5일 경기도 이천시 후레쉬센터의 첨단 신선식품 저장시설인 시에이(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고에서 6개월여 만에 꺼낸 경북 문경산 사과 200t은 지난해 가을 수확 당시의 신선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수확기 수준 가격인 1봉(약 1.3㎏)당 6800원에 전국 146개 매장으로 나간 사과는 1주일 만에 거의 다 팔렸다.

원래 사과는 4~5월이면 살이 푸석해지고 껍질에 주름이 생기기 시작한다. 일종의 노화 현상이다. 이 때문에 5월부터 아오리 품종이 수확되는 7월까지 품질을 유지한 부사(후지) 가격은 크게 오르기 마련이다. 이마트는 시에이 저장기술로 사과의 노화를 막았다. 기존 저장고는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데 그쳤지만, 시에이 저장고는 공기를 완전히 밀폐한 뒤 질소를 주입해 산소의 농도를 조절한다. 대기 중 산소 농도가 21%인 데 비해 이번에 사과를 보관한 시에이 저장고 내부의 산소 농도는 5%다. 산소를 줄여 사과의 호흡을 최소화해 수확 당시의 신선도를 유지한 ‘시간을 거스른 사과’가 탄생한 것이다.

사과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실험은 사과의 유통 과정을 변화시키는 실험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이마트는 가락시장이나 산지 농협 등에서 그때그때 사과를 구입했지만, 이제 농가로부터 수확기에 대량 구입해 장기간 저장해뒀다가 매장에서 팔 수 있게 됐다. 사과뿐만 아니다. 이미 이마트는 칠레산 청포도를 두달 이상 신선도를 유지한 채 저장하는 데 성공했고, 월동배추도 2개월 동안 저장했다 팔았다. 마늘, 수박, 복숭아 등을 장기 저장하는 실험도 진행중이다.

이마트의 실험은 박근혜 정부가 최근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과 맥을 같이한다. 가락시장 등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로부터 직접 농산물을 구입하는 비중을 늘려 결과적으로 유통비용을 15%가량 줄이겠다는 게 지난달 27일 정부가 발표한 종합대책의 핵심이다. 대량 구매와 장기 저장이 가능한 이마트 후레쉬센터와 정부 종합대책이 가져올 미래에 농가와 농산물 유통업 종사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