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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방사능 맥주’에 취할까 봐 겁난다고요?

등록 2013-09-06 19:57수정 2013-09-07 10:06

권오성 경제부 산업팀 기자
권오성 경제부 산업팀 기자
[토요판] 리뷰&프리뷰 친절한 기자들
안녕하세요? ‘친절한 기자들’로 처음 인사드리는 권오성 기자입니다. 지금 경제부에서 유통과 중소기업을 맡아 먹거리, 입을거리, 꾸밀거리, 놀거리부터 벤처와 소상공인 이야기, 여러 중소기업들이 근심 많았던 개성공단 문제까지 사방으로 뛰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려가 날로 늘고 있는 일본 방사능 오염 문제와 시민 안전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주된 관심사는 농수축산품이겠지만 점차 다른 일본산 제품으로 우려가 확대되는 추세라 제가 좋아하는 술 이야기부터 할까 합니다. 요즘 일본 맥주가 인기죠. 관세청 집계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수입맥주 시장은 68%나 성장했고, 최대 수입 상대국은 우리나라 기호와 상대적으로 맞는 일본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소주파에 더 가깝습니다만, 실제 주변에서 일본 맥주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느는 것을 느낍니다.

그럼 일본 맥주는 과연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할까요? 맥주의 주원료는 보리를 싹틔워 만든 맥아와 홉 등입니다. 맥주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원료들은 맥주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이나 북미,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본 맥주 역시 마찬가지라 합니다. 사실 맥주 맛을 결정짓는 더 중요한 요소는 ‘물’입니다. 결국 맥주의 안전성은 공장이 위치한 수원(물의 근원)이 핵심이라 할 수 있겠네요.

국내에 들여오는 일본 맥주의 수원은 대부분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편입니다. 국내 수입맥주 1위인 ‘아사히’의 경우 후쿠시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있어 논란이 일었습니다. 아사히 맥주를 독점 공급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후쿠시마산은 일본 내수용으로 국내 수입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병맥주 제품은 모두 중국산이고, 캔과 생맥주는 히카타·스이타·나고야 등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네요. 이 가운데 일본 서남부 규슈 지역의 히카타에서 생산된 제품이 95%라고 하고요. 하이트진로가 수입하는 ‘기린’ 역시 병은 중국, 캔과 생맥주는 서남부 후쿠오카에서 생산됩니다. 오비맥주의 ‘산토리’는 캔과 병은 일본 중부 교토, 생맥주는 규슈 구마모토현 원산입니다. 모두 독점 계약이라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국내에 다른 경로로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안심이 안 된다면 캔 바닥의 일련번호를 확인하세요. 아사히의 경우 ‘H’(후쿠시마)가 찍혀 있으면 피해야 하고, 기린의 경우 ‘61’(후쿠오카)이 찍혀 있지 않으면 정식 수입품이 아니니 조심해야 합니다.

맥주야 그렇다 쳐도 왜 일본산 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그치지 않는 것일까요? 마침 6일 새누리당과 정부는 거듭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하겠다는 대책도 내놓았습니다. 그만큼 시민들의 걱정이 크다는 방증이겠지요. 이유는 방사능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전문가 사이에서도 엇갈리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검역당국은 정해진 방사능 기준치를 넘지 않으면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는 아무리 소량이라도 체내 축적 자체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합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두고 벌어졌던 논란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덩달아 국내 어민이나 노량진 수산시장, 전통시장 등의 어물전 상인마저 타격을 입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국민 보건을 두고 만에 하나 조심을 기울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일본과 무수한 제품의 교역이 이뤄지는 만큼 한 품목 단위의 검사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대)는 3일 이언주 국회의원(민주당) 주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현재 검역 기준치는 해당 먹거리에 있는 방사능을 연간 섭취했을 때 위험한지만을 판단해 정한 것으로, 한 사람이 여러 경로로 섭취하거나 노출되는 전체 피폭량을 고려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걱정이 되신다면 참여를 통해 함께 고민하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모여 지난 4월 ‘시민방사능감시센터’를 발족했는데요. 못 미더운 먹거리나 제품이 있는 경우 센터에 분석을 의뢰하거나 기획조사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문의는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02-490-2097)로 하면 됩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핵발전과 방사능 정보에 대한 시민의 정보접근과 이해를 돕기 위한 누리집 ‘방사능와치’(nukeknock.net)를 4일 개설했는데 여기서도 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얻을 수 있습니다.

권오성 경제부 산업팀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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