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의 휴일>을 보면 로마 스페인광장의 계단에서 오드리 헵번처럼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진다. 도시에 이야기가 스며들 때 육중한 도시는 사람 사는 훈기가 감도는 곳이 된다.
서울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대도시는 이제 주거와 편의시설에서 세계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곳이 됐다. 하지만 그곳에 사는 시민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물량 위주의 성장이 한계에 이른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제는 도시와 시민의 삶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할 때다. 물질적 성장이 아니라 사람의 행복이 우선인 지속가능한 도시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가 과제다. 새로운 접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소통이다. 사람 간의 소통, 사람과 자연의 소통으로 사회적 생태적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이 세션에서 다루는 도시혁신의 핵심 방법론이다.
야스이 미키 호세이대 교수(사회혁신 저널 에디터)는 인구 노령화로 빈집이 늘어나고 전통적인 이웃간 유대가 약해지는 일본의 도시에서 젊은이들의 노력으로 도시 공동체를 복원해 가고 있는 지바현 마쓰도의 사례를 소개한다.
정루 칭화대 교수는 베이징 스징산 지구에 이주한 농촌 출신 노동자들이 어떻게 공동체를 일궈 낯선 도시의 어려움을 극복해 가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농촌 이주민들과 오래 거주한 도시민이 함께 어우러진 공동체 속에서 이주민들은 도시민들이 누리는 사회서비스를 같이 누리고 개인적인 발전의 기회를 찾게 된다.
서울연구원의 변미리 선임연구위원은 서울의 미래 10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역사도시, 신재생에너지도시, 국민총생산(GDP)이 아니라 국민총행복(GNH) 도시로 거듭나는 서울의 미래상을 설명한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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