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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독일식 강소기업 키우려면 한방승부 아닌 10번 기회 줘야”

등록 2013-10-13 20:34수정 2013-10-29 13:52

빈프리트 베버 독일 만하임 응용과학대학 교수
빈프리트 베버 독일 만하임 응용과학대학 교수
제4회 아시아 미래포럼
빈프리트 베버 교수 인터뷰
한겨레신문사가 개최하는 지식의 향연, 아시아미래포럼(30~31일, 서울 롯데호텔)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4회째인 올해는 ‘포용성장 시대: 기업과 사회의 혁신’을 주제로 저성장 시대에 우리 사회가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포럼에 참여하는 주요 연사의 메시지를 이메일 인터뷰 등을 통해 소개한다.

노사정 협력 등 사회적 합의 바탕
장기적 가치·실용 중시 문화 필요

요즘 한국 사회에서 독일을 배우자는 열기가 뜨겁다. 독일은 미국 인구의 4분의 1, 일본 인구의 3분의 2에 불과하지만, 수출액은 미국에 간발 뒤진 3위이고, 일본보다는 2배나 많다. 그렇다고 큰 기업이 많은 것도 아니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천>의 500대 기업(2013년 현재)에는 미국 132개, 중국 88개, 일본 62개의 기업이 있지만 독일은 29개에 불과하다.

독일의 비결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이다.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라 불리는 이 강소기업은 특정한 분야에 집중해 기술력이 우수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이 1~3위를 차지하지만, 외부에는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알토란 같은 기업을 말한다.

부러워한다고 강소기업이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정부와 사회가 수없이 중소기업 육성을 외쳤지만 여전히 전체 기업 수의 99%, 고용의 88%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체질은 허약하다. 이제 좀더 넓은 관점에서 어떤 사회적 조건이 ‘히든 챔피언’을 만드는지 돌아볼 때다.

이번 포럼의 기조연사인 빈프리트 베버(사진) 독일 만하임 응용과학대학 교수는 한국과 독일을 비교하며 강소기업의 탄생 조건을 설명해 줄 전문가이다. 동료 독일 경영학자인 헤르만 지몬이 이름 붙인 ‘히든 챔피언’보다는 ‘힘센 피라미’(mighty minnows)라는 용어를 쓰고 싶어 하는 베버 교수는 “강소기업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다양한 제도적, 문화적 조건들이 함께해야 한다고 말한다.

베버 교수는 이런 조건을 ‘3시(C)’로 정리한다. 첫째는 ‘사회적 합의’(Consensus)다. 그는 “경영자 조직이나 노조 등이 중심이 돼 노동과 경영, 소비자-생산자- 공급망 사이에 장기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치자 노사정 3자 합의 아래 기존의 근로시간 단축 프로그램을 최대 2년까지 늘린 것이 한 예이다. 노동자는 임금이 줄어들었지만 정부가 기금에서 일부를 보전해 줬고, 기업은 대량해고를 피할 수 있었다. 이렇게 견딘 결과 경기가 조금 회복되자 다시 예전의 경쟁력을 복원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정성’(Commitment)이다. 최상의 기술과 서비스는 단기적인 이윤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독일의 강소기업은 작은 틈새를 찾아 집중하면서도 시야는 세계를 내다본다. ‘우리가 이 분야의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 아래 고객에게도 이런 회사임을 끊임없이 각인시킨다는 것이다.

셋째는 실질을 중시하는 문화(Culture)다. 그는 “실질적인 문화 덕분에 제조업을 지켜냈고 영국이나 미국처럼 경제가 취약해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대학에 가지 않고 60% 이상의 청소년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독일의 산학협력제도는 독일 기업의 경쟁력을 지탱하는 실용성의 상징이란 것이다.

베버 교수는 한국도 한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한방 사회’(one-shot-society)가 아니라 여러 차례 기회가 있는 ‘열방 사회’(ten-shot-society)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냐고 조언한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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