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수첩인사하나” 한은 어수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자 찾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김 총재의 임기는 이달 31일이면 끝난다.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면 국회는 20일 안에 청문회를 열고 해당 상임위는 3일 안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차기 총재가 청문회를 거쳐 다음달 1일 취임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은 늦어도 이번 주에는 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
차기 총재 지명이 늦어지자 박 대통령이 또 막판에 ‘수첩 인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한은 안팎으로 퍼지고 있다. 지금까지 회자된 후보군은 학계와 관계, 한은 출신 등 크게 세 갈래로 1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하마평만 무성하다. 학계 인사로는 조윤제 서강대 교수, 정갑영 연세대 총장, 김인준 서울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관료 출신으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한은 출신으로는 이주열·박철 전 부총재가 꼽힌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낸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도 이름을 올렸으나 공석 중인 수출입은행장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장고하는 이유는 전문성과 신망, 정부 코드 등을 두루 갖춘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지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인물인지도 고심의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늑장 지명으로 국회 검증마저 부실할 경우 결국 한국 경제에 짐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던 재닛 옐런을 신임 의장에 지명한 것은 취임 넉 달 전인 지난해 10월이었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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