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가 위축돼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뉴스1
단체·해외여행 줄줄이 취소
이마트·백화점 매출 2% 하락
카드사 매출 최고 8.8% 줄어
홈쇼핑 주말매출 20% 급감
이마트·백화점 매출 2% 하락
카드사 매출 최고 8.8% 줄어
홈쇼핑 주말매출 20% 급감
지난 주말 7개 학교가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맺은 예약을 취소했다. 모두 초중고 수학여행 상품이었다. 수학여행뿐만 아니라 국외여행의 수요도 급감했다. 올해 4~6월 하나투어 예약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기윤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수학여행과 대학생들의 졸업여행 등 50~100명씩 떠나는 단체 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국외 여행도 신규 예약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특히 여행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 관공서와 대기업, 백화점, 카드사 등은 외부 및 판촉 행사를 대부분 취소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지난 22일 교육부는 초·중·고교 학생들의 1학기 수학여행과 수련활동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관광공사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통영, 무주, 제천에서 관광 주간(5월1일∼11일)에 맞춰 열려던 ‘청소년 맞춤형 체험여행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했다. 관광공사는 당초 이들 지역 학생 3600여명, 관광특성화고교 2400여명을 대상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경비도 일부 지원할 예정이었다. 23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관계자는 “조사 결과 서울 지역 일부 여행사에서는 학생, 공무원 등의 단체 여행 취소율이 지난 18일 기준으로 5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주류 등을 중심으로 한 소비도 줄었다. 지난 17~22일 국내 최대 대형할인마트인 이마트에서 주류 판매가 2주 전 같은 기간에 견줘 2.7% 줄었다. 정상환 신세계 홍보팀 주임은 “참사 이후 전체 매출 감소효과가 크진 않지만, 2%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세월호 참사 이후 전체 매출이 2% 가량 줄었다. 현대백화점 쪽은 “참사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내점 고객들도 줄어들고 있다. 장기화될 경우 매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3일 카드업계의 집계를 종합하면,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16일 이후 닷새 동안 카드사별로 일간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에 견줘 3.7%에서 많게는 8.8% 가량 하락했다. 소비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이다. 민운식 현대카드 홍보팀장은 “사고 당일부터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카카오톡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쿠폰 발송 또는 판촉 메시지 발송을 일체 중단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공급자 쪽도 ‘애도’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소비를 유인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27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 10층 하늘정원에서 열려던 ‘펫 파티(Pet Party)’를 급히 취소했다. 이 회사는 백화점 내 공연, 이벤트를 전부 취소하라는 내부 지침을 마련했다.
공중파 방송을 통한 주류 광고를 비롯해 홈쇼핑이 내보내는 여행상품이나 가방, 텐트 등 관련 패키지 상품 광고 등도 자취를 감췄다. 현대홈쇼핑은 이번 주말 예정됐던 여행상품 방송을 취소했다. 회사 쪽은 “이번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당분간 화려하거나 시끄럽고 신나는 상품 등을 아예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씨제이(CJ)오쇼핑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주말 매출이 전주보다 20% 줄었다.
공중파 방송에서도 한동안 광고가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신장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정책협력팀 차장은 “광고가 많이 빠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0% 이상 빠졌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류이근 최익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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