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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와 롯데 ‘형제의 난’ 같은점 다른점

등록 2015-07-29 20:16수정 2015-08-02 14:33

고령 창업자 판단력 흐릴 때 발생
정주영은 일선에서 물러난 때
신격호는 직전까지 경영일선
재계 5위인 롯데그룹에서 벌어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2000년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살아있을 때 장남 정몽구 회장과 5남 고 정몽헌 회장 사이에 벌어진 다툼과 유사하다.

2000년 현대그룹에서 벌어진 이른바 ‘왕자의 난’은 정몽구 옛 현대그룹 회장이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인사조처하고 동생인 정몽헌 회장이 이를 보류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정주영 회장은 판단 능력이 흐릿해져 두 아들 간에 벌어진 사태에 대한 뚜렷한 입장과 의사를 밝히지 못했다. 그러자 아버지 ‘왕회장’의 ‘뜻’이 뭔지를 둘러싸고 형제간에 해석이 엇갈렸다. 이번 롯데 사태에서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놓고 이상설이 돌고 있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은 건강하다”고 발표해왔으나, 27일 신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사임을 지시하는 일이 벌어지자 갑자기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한 임원은 “짧게 직원들을 대할 때는 정신이 또렷한데 가족들과 있을 때는 조금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점도 있다. 정주영 창업자는 왕자의 난 이전에 이미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투톱 체제’로 공동경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신격호 총괄회장은 여전히 경영 일선에 머물러 있었다.

현대 형제의 다툼은 현대그룹을 나누었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를 가져가고, 고 정몽헌 회장은 현대전자, 현대상선 등을 맡게 됐다. 그룹이 분할되면서 재계 순위는 2위로 내려갔다. 롯데 형제들은 그룹 분할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롯데 전체의 경영권을 다투고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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