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들이 31일 오후 김포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다. 신 회장은 애초 이날 귀국항공편을 예약했으나 이를 취소한 채 일본에 머무르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부친 제삿날(31일)을 맞아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와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남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이 속속 입국한 가운데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롯데 회장은 귀국을 미뤘다. 가족 모임보다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로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불안정해진 회사를 안정시키고 주주들과 접촉하는 데 더 무게를 둔 행보로 해석된다.
롯데 홍보실은 31일 “지난 15일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게 된 신 회장이 그 전 몇달 동안 업무 보고를 받지 못했다. 사업계획을 점검해 수정하고 관계 기업들과도 접촉해야 해서 귀국을 미뤘다”고 말했다. 롯데 임원은 “종교적 이유로 제사에 불참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과거에도 외국에서 일이 있을 때는 제사에 참석하지 못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여러 편의 항공권을 예약해두고 있어 귀국 가능성이 점쳐졌다. 신 회장이 귀국을 미룸에 따라, 제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가족 모임에서 경영권 분쟁에 대한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이날 롯데그룹 쪽은 중국 사업 대규모 적자설에 대해 해명하는 등 신격호 총괄회장이 중국 사업 때문에 신동빈 회장에게 등을 돌렸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롯데백화점 이원준 대표이사는 기자들과 만나 “7월7일 중국사업 담당 강희태 부사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께 중국 사업과 관련해 보고했다. 총괄회장님께서 왜 중국사업 더 확장 안하는지, 적극적으로 안하는지 물으셔서 강희태 부사장이 그거는 우리가 5개 점포를 안정화하고 난 다음에 하겠다고 답변드렸다. 총괄회장님께서는 좋은 장소는 빨리 진출하라고 지시하셨다”고 말했다. 이 대표이사는 “19개 계열사가 중국에 들어가 있다. 2009년 진출 이후 2014년까지 누계매출 14조원에 3200억원 영업적자를 냈고, 내년도엔 매출액이 4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900억 흑자가 된다”고 해명했다.
유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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