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3일 귀국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제일 먼저 공항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이어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가 귀국인사를 하고 곧바로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가족간 경영권 분쟁에 개의치 않고 롯데그룹 총수로서 해야 할 일을 차분히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신동빈 쪽
“심려 끼쳐 죄송” 아버지에게 사과하자
“어디 갔다 왔냐”
“동경에서 돌아왔습니다”
“어허 그러냐” 신동주 쪽
“신동빈 회장 호텔방에 들어오자마자
신격호 총괄회장 소리쳐
여전히 격노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2시50분께 대한항공 2708편으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공항 입국장에서 마주친 취재진을 향해 아무 말 없이 머리를 숙인 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아버지 신격호) 회장님 옆에서 임직원과 함께 주주를 위해서, 그리고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 사람”이라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에 있는 우리 기업들이 빨리 정상화되고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외에 있는 우리 기업’이란 표현은 자신이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모두의 경영자라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도 하나하나 답변했다. 먼저 그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자신에 대한 해임지시서와 관련해 “법적인 효력이 없는 서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개최 여부에 대해 “6월30일에 주총을 실시한 적이 있다. 조금 기다렸다 하는 게 좋은지 좀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이런 발언은 형이 내놓은 서류들이 법적 효력이 없고, 경영권 분쟁에서 자신이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주총 소집이 급할 것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7일 형이 아버지의 지시서를 근거로 자신 등을 해임하려 하자 이튿날 이사회를 열어 아버지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이후 주총에서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도록 했다. 이미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버지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은 급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공항에서 빠져나간 뒤 곧바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향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났다. 롯데그룹 홍보실은 신 회장이 보고를 위해 현장에 있던 임원 4명이 있는 자리에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아버지에게 사과했고, 이에 신 총괄회장이 “어디 갔다 왔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이 “금일 동경에서 돌아왔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신 총괄회장은 “어허, 그러냐”고 반응했다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이 자리에 신동주 전 부회장도 있었으나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신 회장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신 총괄회장이 나가라고 소리쳤다. 여전히 격노하고 있다”고 말해, 전언이 크게 엇갈렸다. 롯데 홍보실은 이에 “신 사장은 당시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버지와 면담을 마친 신 회장은 곧바로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찾았다. 롯데그룹 홍보실은 신 회장이 롯데월드타워 107층까지 올라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에게 공사 현황을 보고받은 뒤 “롯데월드타워는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완성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무더위 속에서 작업중인 이들에게 수박을 전달한 뒤, 면세점으로 이동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직원들을 격려했다. 롯데그룹의 고위 임원은 “신 회장이 입국 후 롯데월드타워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그룹 정상화의 첫 단추를 여기서부터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을 책임지는 경영인으로서 대응한다는 입장을 귀국 첫날 일정을 통해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심려 끼쳐 죄송” 아버지에게 사과하자
“어디 갔다 왔냐”
“동경에서 돌아왔습니다”
“어허 그러냐” 신동주 쪽
“신동빈 회장 호텔방에 들어오자마자
신격호 총괄회장 소리쳐
여전히 격노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2시50분께 대한항공 2708편으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공항 입국장에서 마주친 취재진을 향해 아무 말 없이 머리를 숙인 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아버지 신격호) 회장님 옆에서 임직원과 함께 주주를 위해서, 그리고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 사람”이라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에 있는 우리 기업들이 빨리 정상화되고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외에 있는 우리 기업’이란 표현은 자신이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모두의 경영자라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도 하나하나 답변했다. 먼저 그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자신에 대한 해임지시서와 관련해 “법적인 효력이 없는 서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개최 여부에 대해 “6월30일에 주총을 실시한 적이 있다. 조금 기다렸다 하는 게 좋은지 좀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이런 발언은 형이 내놓은 서류들이 법적 효력이 없고, 경영권 분쟁에서 자신이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주총 소집이 급할 것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7일 형이 아버지의 지시서를 근거로 자신 등을 해임하려 하자 이튿날 이사회를 열어 아버지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이후 주총에서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도록 했다. 이미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버지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은 급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공항에서 빠져나간 뒤 곧바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향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났다. 롯데그룹 홍보실은 신 회장이 보고를 위해 현장에 있던 임원 4명이 있는 자리에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아버지에게 사과했고, 이에 신 총괄회장이 “어디 갔다 왔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이 “금일 동경에서 돌아왔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신 총괄회장은 “어허, 그러냐”고 반응했다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이 자리에 신동주 전 부회장도 있었으나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신 회장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신 총괄회장이 나가라고 소리쳤다. 여전히 격노하고 있다”고 말해, 전언이 크게 엇갈렸다. 롯데 홍보실은 이에 “신 사장은 당시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버지와 면담을 마친 신 회장은 곧바로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찾았다. 롯데그룹 홍보실은 신 회장이 롯데월드타워 107층까지 올라가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에게 공사 현황을 보고받은 뒤 “롯데월드타워는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완성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무더위 속에서 작업중인 이들에게 수박을 전달한 뒤, 면세점으로 이동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직원들을 격려했다. 롯데그룹의 고위 임원은 “신 회장이 입국 후 롯데월드타워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그룹 정상화의 첫 단추를 여기서부터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을 책임지는 경영인으로서 대응한다는 입장을 귀국 첫날 일정을 통해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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