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근 발생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신동빈 사과…‘지배구조 개선’ 약속
가족 간 경영권 다툼을 계기로 낡은 지배구조와 경영행태가 고스란히 노출되고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정서적 거부감까지 높아지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과 순환출자 대폭 해소를 뼈대로 한 전격적인 기업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내놨다.
호텔롯데, 일본 계열사 지분 축소
416개 순환출자 80%이상 해소키로 “한·일 분리땐 기업가치 훼손” 일축
경영권 분쟁 타협 가능성엔
“대화는 하겠지만 가족·경영은 별개” 신 회장은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최근의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반성했다. 그는 이어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할 것”이라며 “주주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으로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구실을 하는 호텔롯데는 현재 롯데홀딩스와 엘(L)투자회사, 광윤사 등 일본 회사들이 99.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모두 일본에 있는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구조여서 ‘일본 기업 논란’의 빌미가 되고 있다. 현대증권 전용기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기업공개는) 호텔롯데의 성장 과실을 한국 투자자들에게 배분함으로써 롯데그룹의 기업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회장은 또 “순환출자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조치를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416개에 이르는 순환출자 고리의 80% 이상을 올해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롯데그룹 순수익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된다. 그러나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 회장의 발표는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확산된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불씨가 된 가족 간 경영권 다툼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를 분리하는 것에 대해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한국 롯데제과와 일본 롯데제과의 시너지를 예로 들며 “두 개 회사를 완전히 분리해서 협력관계를 없애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고, 나라경제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는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릴 것”이라고 밝혀, 대표이사 취임 등에 대한 법적 논란은 깔끔히 정리해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타협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신 회장은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대화할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경영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라고 생각한다. 우리 그룹에서 국내만 13만명, 세계적으로 18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업에 대한 안정성을 생각해야 한다. 가족과 경영의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신재 김미영 기자 ohora@hani.co.kr
416개 순환출자 80%이상 해소키로 “한·일 분리땐 기업가치 훼손” 일축
경영권 분쟁 타협 가능성엔
“대화는 하겠지만 가족·경영은 별개” 신 회장은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최근의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반성했다. 그는 이어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할 것”이라며 “주주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으로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구실을 하는 호텔롯데는 현재 롯데홀딩스와 엘(L)투자회사, 광윤사 등 일본 회사들이 99.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모두 일본에 있는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구조여서 ‘일본 기업 논란’의 빌미가 되고 있다. 현대증권 전용기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기업공개는) 호텔롯데의 성장 과실을 한국 투자자들에게 배분함으로써 롯데그룹의 기업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회장은 또 “순환출자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조치를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416개에 이르는 순환출자 고리의 80% 이상을 올해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롯데그룹 순수익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된다. 그러나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 회장의 발표는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확산된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불씨가 된 가족 간 경영권 다툼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를 분리하는 것에 대해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한국 롯데제과와 일본 롯데제과의 시너지를 예로 들며 “두 개 회사를 완전히 분리해서 협력관계를 없애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고, 나라경제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는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릴 것”이라고 밝혀, 대표이사 취임 등에 대한 법적 논란은 깔끔히 정리해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타협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신 회장은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대화할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경영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라고 생각한다. 우리 그룹에서 국내만 13만명, 세계적으로 18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업에 대한 안정성을 생각해야 한다. 가족과 경영의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신재 김미영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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