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신동빈 ‘대국민 사과’
재계도 환영 뜻 밝혀
롯데 계열사 주가 일제히 상승
재계도 환영 뜻 밝혀
롯데 계열사 주가 일제히 상승
신동빈 롯데 회장의 지배구조 투명화·단순화 발표에 대해 정부나 재계 모두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방침이 지주회사 전환이나 순환출자 해소 등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과 대체로 일치하며, 재계에서도 대기업집단들이 이런 노력을 지속해왔는데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롯데쇼핑 등 롯데 상장사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시민단체 쪽에서는 주주친화 정책이 미흡하다는 데 아쉬움을 표시했다.
곽세붕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장은 신동빈 회장의 발표에 대해 “정부 입장은 시장에서 순환출자를 자율적으로 줄여나가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어서 롯데의 발표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며 “지주회사로의 전환 역시 소유구조가 투명해지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온다. 전경련 신석철 기업정책팀장은 “지주회사 전환 등 롯데가 할 수 있는 최대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의 한 임원은 “삼성도 순환출자를 줄여나가려고 하고 있다”며 “롯데를 비롯해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호텔롯데의 상장 계획이 발표되자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롯데쇼핑이 전날보다 9.29% 급등해 2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롯데제과도 9.27% 올라 194만5천원에 마감했다. 두 회사는 자산 가치가 상당하지만 그동안 롯데그룹이 주가 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곳이다. 롯데케미칼(3.11%), 롯데칠성(2.24%), 롯데손해보험(2.39%), 롯데푸드(0.41%) 등 상장 계열사 주가는 대부분 올랐다.
시민단체 쪽에서는 주주친화 정책이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경제개혁연대 채이배 회계사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책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외부 주주들과 소통을 위한 통로를 마련하는 등의 약속이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논평을 내어 “신 회장이 제시한 개선책은 부정적 여론을 피하기 위한 땜질식 처방”이라고 지적하고, “전근대적 경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호텔롯데의 주주 실체를 공개하지 못한다면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전방위적인 재벌 개혁안을 내놓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훈 김효진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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