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국토교통부는 13일 ‘대한민국 도시대상’을 받은 14개 도시를 발표했다. 대통령상은 전남 순천, 국무총리상은 부산 기장, 국토부장관상은 강원 강릉, 서울 영등포, 서울 도봉, 충남 서산, 경기 성남, 경기 포천이 받았다. 이 8개 도시가 올해 한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평가 받은 셈이다.
이 상은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도시 관련 상이다. 그런데 지난 8년 동안 매년 대통령·총리·장관상 등을 받은 도시가 쉴새없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2014년 본상을 받은 도시가 11곳이었는데, 이 가운데 2015년에 다시 본상을 받은 도시는 3곳에 그친다. 살기 좋은 도시나 지속가능한 도시가 한해 만에 생기거나 없어지기 어려울 텐데, 매년 이런 식이었다.
심지어 2008년 이후 본상을 받은 도시는 모두 51개로 이 가운데 31개 도시는 단 한번씩만 상을 받고 사라졌다. 8년 동안 매년 본상(8~12개)을 계속 받은 도시는 한 곳도 없었고, 가장 본상을 많이 받은 도시는 순천으로 5회였다. 어이없는 것은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한번씩 받은 수원, 부천, 장성은 이 상을 빼고는 7년 동안 한번도 본상(10위권)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과연 이 도시들은 상을 받은 해만 살기 좋은 도시였고, 그 전후로는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니었던 걸까?
영국 <이코노미스트> 잡지가 매년 선정하는 ‘살만한 도시 순위’가 있다. 여기서는 2010년 이후 6년 동안 10위 안의 도시 10개가 그대로다. 순위만 바뀌었다. 살만한 도시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도시대상을 받은 도시가 매년 바뀌는 것은 “한국 도시들의 변화가 빠르고, 평가 기준이 계속 바뀌었고, 이 상에 격려의 의미도 담기 때문”이라고 김규현 국토부 도시정책과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 도시대상을 통해서 진정으로 한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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