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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상선 ‘운명’ 다음주 결론날 듯

등록 2016-05-18 19:53수정 2016-05-18 22:13

해외선주와 용선료 협상 돌입

5개사 인하 동의땐 회생 돌파구
‘7000억 출자전환’ 등으로 설득
결렬되면 법정관리 불가피
한진해운 협상에도 중대 영향
현대상선이 해외 컨테이너선사들과 용선료 협상을 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18일 오후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상선이 해외 컨테이너선사들과 용선료 협상을 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18일 오후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조건부 자율협약 중인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의 열쇠를 쥔 해외 선사들이 늦어도 다음주까지 최종 결론을 낼 전망이다.

현대상선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8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해외 선사 대표들과 최종 담판을 벌였으나 이날 당장 합의안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날 협상에는 그리스 다나오스와 나비오스, 영국 캐피털십매니지먼트 등 3개 컨테이너 선사가 직접 참석했고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은 화상회의 방식으로 참가했다. 방한할 예정이었던 영국 조디악은 다른 선사들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이들 5개 회사에 전체 용선료의 70%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의 태도가 사실상 협상 성공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현대상선이 협상을 벌이고 있는 22개 회사 가운데 벌크선사 17곳은 대체로 용선료 인하에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협상은 해외 선사 대표들이 용선료를 인하할 경우에 현대상선이 정상화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으면서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겨 이어졌다. 이들은 용선료를 깎아주는 데 대한 나름의 보상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이 자리에서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한 지원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는 동시에, 선주들이 용선료 인하에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가 용선료를 받기 어렵다는 압박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해외 선사들이 출자전환이 진행되면 앞으로 현대상선의 대주주가 될 산업은행으로부터 회사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협상에 앞서 채권단이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방안을 마련해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 의지를 보인 것도 해외 선사들의 우려를 줄여주기 위한 측면 지원 성격이 짙다. 현대상선 쪽의 협상 자문을 담당한 마크 워커 변호사는 협상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 시작 단계”라고만 밝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임을 내비쳤다. 산업은행은 “필요하면 추가적인 논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상에서 결론을 내진 못했지만 해외 선사 대표들이 각 나라로 돌아가 협상 결과를 보고한 뒤 최종 입장을 정리하는 다음주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애초 20일로 협상 시한을 정했지만 협상이 우호적으로 흐른다고 판단하면 얼마간의 시한 연장은 가능하리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해외 선사들이 용선료 인하에 최종 동의하면 현대상선으로선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지만 불발에 그칠 경우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현대상선의 운명은 비슷한 조건부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한진해운의 명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최근 팀을 꾸려 본격적인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가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현대상선의 협상 결과에 따라서 회사채 만기 연장을 위해 19일로 예정된 한진해운의 사채권자 집회 결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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