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침체·중 성장둔화 겹쳐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
성장률 전망 0.2~0.3%p 낮춰
“중국 경착률만큼 큰 위협”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
성장률 전망 0.2~0.3%p 낮춰
“중국 경착률만큼 큰 위협”
신흥국 침체와 중국의 성장 둔화로 가뜩이나 부진한 세계경제가 ‘브렉시트’ 악재까지 맞으면서 올해 3%대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유럽연합은 물론, 미국·중국·일본·신흥국에 연쇄적인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3%를 밑도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미국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국제금융센터 자료 등을 보면, 모건스탠리는 브렉시트 영향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0.2~0.3%포인트 내려가면서 3%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금융위기 충격으로 2009년 0%로 떨어졌다가 2010년 5.4%, 2011년 4.2%로 ‘반짝’ 반등했다. 그러나 2012~2015년 3.4%→3.3%→3.4%→3.1%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영국이 적어도 2년은 유럽연합의 회원으로 남겠지만, 불확실성의 증가로 민간부문의 수요, 특히 투자 감소가 두드러지고 기업들도 고용을 줄여갈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 파장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도 유럽과 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교역조건 악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영국 2.0%→ 1.5%, 유로존은 1.5%→ 1.3%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의 유탄은 유럽을 넘어 미국, 일본 등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과 일본은 자국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출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도이체방크 투자보고서는 “앞으로 1년간 미국 달러화 가치가 10% 상승한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년간 0.4%포인트 낮아지고 3년간 1.5%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러다 보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준은 올해 적어도 1~2회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해왔으나, 시장에선 아예 올해 금리인상을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이 길어질 경우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내년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직격탄을 맞았다. 엔화 값이 달러 대비 99엔대로 치솟는 등 아베 정부가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시작한 첫해(2103년)의 연말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엔저 정책으로 자국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경기를 부양하려는 시도가 먹히지 않게 된 셈이다. 이에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은 브렉시트로 일본의 경제성장율이 0.3∼0.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보았으며, 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직접적인 무역 손실도 우려되지만 불확실성이 주는 경제적 위협도 무시할 수 없다. 홍콩의 에이치에스비시(HSBC)는 “영국이나 유럽연합의 수요 감소에 따른 무역 손실이 적은 국가라도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와 지출의 보류, 고용 감소 등으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서린 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가 중국의 경착륙만큼 글로벌 경제에 큰 위협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무라증권은 “브렉시트 전염 효과로 올해 아시아 성장률이 5.9%에서 5.6%로 내려갈 것”이라며 “멕시코·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의 취약성 확대도 우려 된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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