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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자동차 ‘기회’ 휴대폰·반도체 ‘보통’ 섬유·석유화학·제트유 등은 ‘타격’

등록 2016-06-26 20:41수정 2016-06-26 20:45

해운·조선 교역량 감소 전전긍긍
정부, 한-영 FTA 체결 검토
브렉시트는 한국 기업들에 대체로 부정적 영향을 끼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세계 실물경제가 휘청이지 않는다고 전제하면 주요 수출 품목별 손익 계산이 다소 복잡해진다. 수출 기업들에 유리한 원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영국과 유럽연합의 단일시장체제 붕괴는 위험요인이자 기회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에서 독일 다음으로 경제 규모가 큰 영국과 교역이 활발한 역내 국가는 독일·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다. 영국이 탈퇴하면 이들 나라와 영국과의 교역에 관세장벽이 생기는데, 이는 국내 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류승민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유럽연합과 영국 간 새 무역협정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영 간에 현재 수준의 무역협정이 마련되면 우리나라는 자동차와 터보엔진 부품 수출 등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에 생산 거점을 둔 미국과 일본 기업들은 불리한 환경에 놓이게 됐다. 유럽연합과 영국이 새 협정을 맺지 못하면 포드·도요타·혼다는 영국에서 만든 자동차를 유럽 대륙으로 수출할 때 관세를 물어야 한다.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체코, 기아자동차는 슬로바키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두 나라는 유럽연합 국가라, 영국에 생산기지를 둔 업체들보다 현대·기아차가 유리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영국에 승용차를 비롯해 선박·무선전화기·반도체·제트유·자동차부품·건설중장비·타이어 등을 수출한다. 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미국, 중국, 대만 등과 영국 시장에서 경합 중인 우리 기업들은 한국과 영국 사이에 자유무역협정 형태의 새 협정 타결이 지연되고 무관세 효과가 사라지면 타격이 예상된다.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제트유·자동차부품·섬유·석유화학 등이다.

영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100여개다. 이들은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지만, 영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유럽연합 수요가 연쇄적으로 위축될 경우에 대비해 유럽 시장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해운·조선 업계는 세계 교역량 축소가 해운 물동량과 선박 발주 감소로 이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2년여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영국-유럽연합의 탈퇴 협상 결과로 영국이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적용 대상에서 빠지는 것에 대비해 한-영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검토하겠다고 26일 밝혔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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