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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은 “3조 풀겠다”…세계 ‘돈풀기’ 공조 뒤 통화전쟁 전운

등록 2016-06-27 17:30수정 2016-06-28 09:55

이주열 한은 총재 귀국
어제 긴급 간부회의

중국 위안화 0.9%나 평가절하
일본 “국익간 충돌 불사” 엔고 대응

연준·ECB·영란은행 수장
오늘 포르투갈 회동은 무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가치 방어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시중에 돈을 풀 뜻을 앞다퉈 밝히며 긴밀한 공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환율 문제는 저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탓에 ‘통화전쟁’으로 불이 붙을 우려도 제기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오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이번주에 3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안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시중 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은 브렉시트 발생 당일에 “필요시 돈을 풀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쳤다. 이어서 다음날엔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까지 포괄하는 30개국 중앙은행 총재 모임인 국제결제은행(BIS) 세계경제회의가 바통을 이어받아 긴밀한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이 총재도 이런 흐름의 연속선상에서 국제결제은행 출장에서 돌아온 당일에 돈을 풀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한 셈이다.

중앙은행들의 발빠른 개입 의지에 주요국 환율은 안정을 되찾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브렉시트 당일에 전 거래일보다 30원가량(2.58%) 치솟았으나, 27일엔 2.4원(0.2%) 오르는 데 그쳤다.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24일엔 엔화 환율이 한때 100엔대 밑으로 떨어지며 충격을 안겼으나, 27일(오후 3시 기준)엔 전 거래일 대비 0.7엔(0.68%) 내린 달러당 101.69엔에 거래됐다. 다만 파운드화 가치는 계속 곤두박질을 하고 있다.

이에 중앙은행들이 앞으로 어떤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가로 내놓을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한 상황이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 등은 27~29일(현지시각) 포르투갈에서 열릴 연례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회동이 무산됐다. 옐런 의장과 카니 총재가 자국 상황 대응을 위해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영국과 유럽연합의 이혼 협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안전자산 쏠림 현상은 당분간 불가피하다. 유로·엔화 등 주요국의 화폐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지난 24일 95.45로 전일 대비 2.05% 급등한 데 이어, 27일엔 95.9를 기록했다. 상승폭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러다 보니 경제 실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하려는 움직임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중국 인민은행은 27일 위안화 고시환율을 달러당 6.6375위안으로 0.0599위안 올려서 0.9%나 평가절하했다. 이는 달러에 연동된 위안화 강세를 방어하기 위해 2010년 12월24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위안화 값을 끌어내린 것이다. 일본도 엔화 강세(엔고)가 심화하자 국익 대 국익의 충돌을 감수하더라도 엔화의 평가절상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정부 당국자 발언이 주요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엔에이치(NH)선물의 민경원 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완화적 통화정책을 내놓은 게 안전자산 쏠림의 속도를 다소 조절해주겠지만, 달러와 엔화 강세는 당분간 불가피하다. 이제 시장의 눈길은 연준이 금리를 연내에 올리는 게 아니라, 연내에 오히려 내릴 것이냐 아니면 동결할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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