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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영국 부동산 펀드런 확산·이탈리아 은행 부실…브렉시트발 유럽 불안 재점화?

등록 2016-07-07 17:58수정 2016-07-07 20:55

영국 파운드 폭락에 부동산 급락 우려
“부동산 펀드서 돈 빼자” 환매 몰려
사흘간 6개 펀드 자금인출 중단
이탈리아 은행 부실 위기도 재부각
미 연내 금리인상 지연이 그나마 호재
영국의 부동산 펀드에서 돈을 빼려는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펀드런’이 확산되는데다 이탈리아 은행권의 부실 위기도 재부각되고 있다. 브렉시트발 유럽 금융불안이 다시 불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6일(현지시각) 공개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정례회의 의사록을 통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확인돼 신흥국 금융시장은 한숨을 돌렸다.

이날 <파이낸셜 타임스>를 보면, 환매를 중단한 영국의 부동산 펀드는 4~6일 사흘간 6개로 늘었다. 이에 런던 등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 자산 250억파운드(37조4천억원) 가운데 58%인 146억2천만파운드(22조원)가량이 묶이게 됐다. 6일 영국 자산운용사인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는 39억파운드(5조8400억원), 컬럼비아 스레드니들은 14억파운드(2조1천억원), 캐나다 라이프는 2억2200만파운드(33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에 대한 환매를 중단했다. 앞서 4~5일에도 모두 91억파운드(13조6300억원) 규모의 3개 펀드가 자금 인출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영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지난해엔 54%, 올해는 45%로 꽤 높은 편이다. 이들은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기에 파운드화 가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6일 현재 13%가량 추락했고,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가 펀드 환매에 나설 유인이 커졌고, 실제 ‘펀드런’ 사태로 이어진 셈이다. 펀드 운용사들은 대규모 환매 요구에 대응하려면 부동산 급매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부동산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실물경기도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런 펀드런 사태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고점 대비 40%가량 추락했던 적이 있다.

브렉시트 진앙지에서 꺼지지 않는 금융불안의 불씨는 유럽연합 내 취약 국가들에서 큰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 은행권은 마이너스 금리 아래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데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남유럽 은행권의 부실은 이미 심각한 상태다. 지난 4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탈리아 은행권의 대출 가운데 17%가 부실화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부실 규모는 약 3600억유로(460조원)로 2008년보다 4배나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은행들의 부실 대출 비율이 5%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탈리아 3위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에 지난해 말 기준으로 36%인 부실채권 비율을 20% 이하로 조정하는 등의 계획안을 10월3일까지 제출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현재 자국 은행에 최대 400억유로(51조2400억원)의 구제금융 자금을 투입하겠다면서 유럽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 유럽연합 규정은 정부 차원의 구제금융 투입에 앞서 은행채에 투자한 채권자들이 먼저 손실 분담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손사래를 친다. 은행채 투자자 가운데 개인 비중이 45%에 이르다 보니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큰 탓이다. 이탈리아 은행 주가는 브렉시트 가결 이후 30% 떨어져 연초 대비로는 57% 급락했다. 유로존 은행 주가도 브렉시트 이후 22%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편,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6월 의사록 공개로 연준 위원들이 브렉시트와 자국 고용 둔화를 우려해 대체로 금리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미국 증시(다우존스)는 6일 상승(0.4%)했으며, 뒤이어 열린 아시아 시장에서도 7일 코스피가 1.07% 상승해 1974.08로 거래를 마치는 등 대부분 반등세를 보였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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