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사장 등 현 경영진 1200억원 분식회계 의혹
1조 드립십 인도 지연… 회계법인 검토의견도 관심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권단과 정상화 계속 추진”
1조 드립십 인도 지연… 회계법인 검토의견도 관심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권단과 정상화 계속 추진”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수사가 현 경영진으로 확대되는 등 정상화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10일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정상화는 파산 때 경제·사회에 미치는 충격과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 채권단의 채권보전 가능성, 정상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한 것이어서 채권단과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4조2천억원의 지원 결정을 내린 이후 3조2천억원을 지원했는데도 정상화 궤도를 밟기보다는 선박 인도 지연, 수주 감소 등으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에는 현 경영진에까지 분식회계 의혹이 번지고 있다.
검찰은 12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로 지난 5~6일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열중 부사장을 소환 조사했고, 정성립 사장도 다음주 중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로 인해 2013년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로부터 수주한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인도 협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일명 ‘소난골 프로젝트’로 불리는 사업은 애초 지난 6~7월에 드릴십을 넘겨주고 약 1조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증 문제로 배를 넘겨주는 데 어려움이 발생해 정 사장이 앙골라를 방문하는 등 협상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검찰 수사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임 위원장은 “비리나 불법 행위를 명백히 가리기 위한 검찰 수사는 필요하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채권단이 의지를 갖고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난골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그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관계기관과 어떻게 인도시킬 것인지 협의 중에 있으며, 글로벌 금융사와도 협의 중에 있어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이밖에 삼일회계법인의 반기보고서 검토 의견도 주목된다. 12일까지 검토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우조선의 올 실적이 나쁜데다 분식회계 의혹까지 겹쳐 ‘의견 거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9월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에 대해서는 추가 지원은 없고,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원칙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외 추가로 선박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협상의 성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상화 과정에서 필요한 부족 자금은 자체 해결하도록 하고 정상화에 실패하면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연말까지 부족 자금이 1조원으로 추정되는 한진해운의 정상화는 자율협약이 끝나는 오는 9월4일까지 해외 선주, 금융기관 등 채권단과 협상으로 부채 규모를 줄이고 자체 자금을 마련할 때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연말까지 부족 자금 가운데 4천억원을 스스로 마련하고 나머지를 정부와 채권단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던 터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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