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성동지대 앞 도선장 일대에서 성동구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강에서도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조류 폐사체가 발견돼 시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람과 차량, 비둘기가 많은 서울의 특성상 에이아이가 다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서울에서 에이아이 확산 가능성은 낮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 말을 종합하면, 이번에 에이아이 확진 판정이 내려진 뿔논병아리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한강 성동지대 앞 도선장으로, 반지름 10㎞에는 상업 목적의 닭·오리 등 가금농장이 한 곳도 없다. 일반적으로 에이아이가 검출된 지점을 중심으로 반지름 10㎞가 ‘예찰 지역’으로 설정되면서 가금류 이동제한 등의 방역조치가 이뤄진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강 성동지대의 경우 주변에 가금농장 자체가 아예 없어 에이아이 확산 가능성이 작다고 농림부는 설명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2015년 H5N8형 에이아이가 유행할 당시에도 서울 지역의 야생조류분변에서 에이아이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추가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예찰 지역에서 에이아이가 번져나갈 가금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종교시설과 학교, 가정집 등에서 키우는 닭·오리를 비롯해 인근의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조류 186마리 등 870여 마리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육 마릿수가 1만~2만 마리에 달하는 일반 가금농장이 없어 확산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예찰 지역 내 애완용, 관상용 닭·오리의 이동을 제한하고 동물원은 조류의 신규 입식 등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인체감염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서울에서는 일반인이 에이아이에 감염된 야생 철새와 직접 접촉할 확률이 낮다. 국내에선 에이아이가 조류에서 사람으로 감염된 사례도 없다. 하지만 중국에서 인체감염 사례가 있는 만큼, 예방은 필요하다. 한강이나 지천 등에서 야생조류와 직접 접촉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염원이 묻었을 가능성도 있어 외출 뒤 항상 손을 씻는 등의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 가금류와 직접 접촉한 뒤 발열,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해야 한다. 비둘기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에 서식하는 비둘기가 고병원성 에이아이에 감염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