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6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
지난해 가계 실질소득 0.4% 줄어
최하위 1분위는 5.6%나 감소
소비지출도 0.5% 줄어 첫 뒷걸음질
지난해 가계 실질소득 0.4% 줄어
최하위 1분위는 5.6%나 감소
소비지출도 0.5% 줄어 첫 뒷걸음질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극심했던 2009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계 소비지출은 뒷걸음쳤고, 가계의 씀씀이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도 역대 최악을 보였다. 특히 살림살이가 어려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줄어 빈부 격차가 커지고 있다. 좋은 일자리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 가계소득을 끌어올릴 근본 대책이 없으면 가계빚과 소득붕괴로 망가진 ‘가계 경제’를 되살리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절벽과 내수침체에 맞닥뜨린 한국 경제의 어려움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9천원으로 전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소득 기준으로 보면 0.4%가 감소했다.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은 2009년(-1.5%) 이후 7년 만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조선업 등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고용 증가세가 둔화했다. 이런 점이 가계소득에서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을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가계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가계 소비지출은 소득 기반이 흔들린데다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겹쳐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명목과 실질 기준 둘 다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원으로 전년보다 0.5% 감소했는데, 명목 지출이 줄어든 것은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실질 소비지출도 1.5%나 줄었다. 가계는 먹는 것부터 입는 것 등 기본적으로 써야 할 대부분의 품목에서 지갑을 닫았다. 식료품(-1.3%), 의류·신발(-2.4%), 교통(-4.3%), 통신(-2.5%), 오락·문화(-0.2%), 교육(-0.4%) 등에서 지출이 줄었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71.1%로 역대 최악이었다.
특히 저소득층 가계일수록 체감하는 고통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4만7천원으로 전년보다 5.6%나 줄어서 사상 최대폭 감소했다. 소득 하위 20~40%에 속하는 2분위도 291만4천원으로 0.8% 감소했다. 반면 고소득층인 5분위(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834만8천원으로 2.1% 늘었다. 이에 소득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은 4.48배로 전년(4.22배)보다 상승해 빈부 격차가 커졌다. 이 수치는 2008년(4.98배) 이후 8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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