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건설 일시중단 확정

한수원, 이사회 전격 개최해 의결
공론화위 석달 운영뒤 운명 결정

그래픽_김승미

14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공사 일시중단을 기습적으로 의결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은 앞으로 석달간 운영될 공론화위원회로 넘겨지게 됐다.

한수원은 이날 오전 8시께 경주 스위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중단 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13명의 이사진(사내이사 6명·사외이사 7명) 가운데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한 12명이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회는 공사 일시중단 기간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발족하는 시점부터 3개월로 정했다.

14일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 경찰 병력이 배치되는 등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날 아침 한수원은 경주 스위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중단 계획’을 의결했다. 경주/연합뉴스

한수원은 공사 중단 기간 동안 협력사 손실보전 등에 드는 비용을 1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신고리 5·6호기 건설 관련 사업비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구체적인 손실비용 보전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력사들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사 중단이 의결됨에 따라, 정부는 서둘러 공론화위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한수원 이사회는 애초 전날 오후 경주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조·지역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사회 무산 직후, 이사진 중 한 명이 “이사회 개최 효력은 24시간 유지되므로 장소를 변경해 재논의하자”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사들에게 보냈고, 이를 받은 이사들이 다시 스위트호텔에 모두 모여 하룻밤을 보낸 뒤 이사회를 전격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이사회 개최를 둘러싼 갈등에서 보이듯, 앞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사회적 찬반 논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조계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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