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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투기 꼼짝마” 서울 전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록 2017-08-02 13:30수정 2017-08-02 14:24

정부 ‘8·2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강남4구 등 서울 11개구·세종 투기지역 지정
양도세 강화·분양권 전매 제한 등 규제 강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월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월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해당 지역에서는 재건축뿐만 아니라 재개발 단지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강화된 금융규제를 적용받는다. 기존 6.19 대책 당시 지정된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는 다주택자들에게 양도소득세를 10~20%포인트씩 더 매기고,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었던 1주택자의 경우에도 거주 기간이 2년 미만이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으로 서울 25개구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이 됐고, 이와 더불어 강남 4구와 용산, 성동, 노원, 마포, 양천, 영등포, 강서 등 11개구와 세종은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투기과열지구는 2011년 12월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투기지역은 2012년 5월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 위축을 우려해 투기과열지구 지정조차 꺼리던 정부가, 이번 대책에는 투기과열지구 뿐만 아니라 투기지역 지정까지 포함시키고, 관련 규제도 대폭 강화한 것은 최근의 부동산 과열 현상이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존 11·3대책이나 6·19 대책은 청약조정대상지역 지정과 분양권 전매제한, 금융규제들이 포함됐지만, 재건축 시장과 갭투자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최근의 부동산 투기 열풍을 잠재우는 데는 전혀 효력이 없었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지정은 3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에서는 재건축, 재개발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금지되고 조합원 분양권 전매도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제한된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대폭 강화된다.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보유한 사람이 추가 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엘티브이와 디티아이가 각각 30%가 적용되고, 기존 대출 미보유자는 40%가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와 별도로 기획재정부가 지정하는 투기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세대당 1건으로 제한된다. 투기지역 내에 주택담보대출이 있다면, 더이상 추가대출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도 대폭 강화된다. 기존 40개 청약조정지역 내에서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고 얻은 양도 차익에 대해 기존에는 6~40%의 세율이 적용됐는데, 앞으로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의 추가 세율이 붙고,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 세율이 추가된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대상이었던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경우에도, 본인의 거주 기간이 2년 미만이라면 양도소득세 부과대상이 된다. 올해 세법이 개정되면 내년 4월 이후 매매부터 적용된다. 국토부는 다주택자의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임대주택 등록한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6.19 대책이 신규아파트의 청약시장 중심 대책이었다면, 이번 대책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투기지역 지정 등을 통해 투기수요의 과도한 유입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최근의 부동산 시장 과열이 실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가 집값 급등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국토부가 이날 밝힌 자료를 보면, 2012~2015년에는 5~7% 수준이던 다주택자의 매수 비중이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14%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 발표한 대책은 더 이상 투기와 주택시장 불법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며 “앞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 관리를 주택정책의 핵심기조로 삼아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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