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개정, 공청회 파행으로 일정 꼬여

14일 예정된 통상교섭민간자문위 일정 전격 취소돼
“농축산업계 의견수렴 간담회 이후로 회의 연기”
16일 전 부처 차관급 통상추진위도 ‘잠정’으로 바뀌어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관련 공청회’가 열린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김홍길 한우협회 회장이(왼쪽 둘째)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맨 왼쪽)에게 협상 폐기를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이날 계속된 농민들의 항의로 공청회는 무산됐다. 김성광 기자 [e-mail]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착수를 위한 공청회가 농축산 업계의 반발로 파행을 빚으면서 이번주에 예정돼 있던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 개최가 연기되는 등 개정 절차 이행 일정이 꼬이고 있다.

13일 통상교섭본부는 14일 아침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0차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 일정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통상절차법)은 통상정책·협상의 기본방향과 통상조약의 추진·체결의 타당성을 자문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자문하는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의를 설치·운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지난 3월 제9차 민간자문위가 열린데 이어 14일 열릴 예정이던 10차 회의가 농축산 단체의 개정협상 반대 행동에 부닥쳐 연기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10일 열린 공청회에서 조만간 농축산업계 의견 수렴을 위한 추가 간담회를 갖기로 한 만큼 먼저 이 간담회를 연 뒤에 여기서 나온 의견을 검토·반영해 민간자문위를 여는 게 순서상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6일 오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모든 행정부처 차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통상추진위원회 일정도 ‘잠정’으로 변경됐다. 통상교섭민간자문위 일정이 뒤로 연기됨에 따라 통상추진위도 이날 개최가 불투명해진 셈이다. 지난 2013년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된 통상추진위는 통상교섭의 기본방향과 추진전략, 통상조약 협상안, 통상조약 체결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보완대책 등을 논의하는 기구다. 통상절차법 제19조는 “정부는 통상조약의 이행을 이유로 대한민국헌법 제123조에 따른 농업·축산업·수산업의 보호·육성, 지역간 균형발전, 중소기업 보호·육성 등의 의무를 훼손하여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계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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