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미래: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향하여’를 주제로 열린 ‘제8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째 날인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하르트무트 자이페르트 독일 한스뵈클러재단 선임연구위원이 ‘기술혁신 시대의 사회적 합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하르트무트 자이페르트 독일 한스뵈클러재단 선임연구위원은 ‘2017 아시아미래포럼’ 둘째 날인 16일 기조연설 ‘기술혁신 시대의 사회적 합의’에서 “디지털화에 따른 기회는 확대하고 위험은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용주·노동자·정부라는 세 주체가 서로의 이해관계를 존중하면서 긴밀히 협의하고 타협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 문제 전문가인 자이페르트 연구위원은 독일이 2012년부터 추진해온 ‘산업 4.0’과 ‘노동 4.0’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고용주와 노동자, 연방정부는 강력한 디지털화가 ‘산업강국’이라는 독일의 지위를 지키는 전제조건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대신 노사정이 디지털화의 영향을 제어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공동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독일 노사정이 긴밀한 협의를 해나갈 수 있었던 데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노동시간저축제, 근무시간 단축, 탄력근로제 등을 통해 고용보장을 했던 경험이 노사 모두에 도움이 됐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노동부는 노사정의 협의 과정과 그 결과물을 담은 <노동 4.0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는 노동시간선택제, 평생교육,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 제공, 개인학습 계좌(고용주가 바뀌더라도 노동자에게 일정한 시간의 기술·자격 교육을 제공하는 지원 제도) 등 고용 유연성과 안정성을 함께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담겼다.
하지만 그는 “큰 지향점에는 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잘 이루어져 있는 편이나, 개별 정책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고용주 쪽에서는 일일 노동시간 제한의 연장, 임시직·기간제 고용의 확대 등을 원하지만, 노조 쪽에서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많은 주장들은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해져야 한다”며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은 다양한 정책 영역에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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