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16일 오후 경북 포항 홍해읍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피해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진 이틀째인 경북 포항 지역에 땅밀림 현상이 발생하고, 건설 중인 교량 기둥이 비틀리는 등 시설물 피해도 확인됐다. 여진은 하루 종일 계속돼 전날 본진 이후 총 49차례(16일 저녁 8시 현재)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일부 주민들이 대피하고, 긴급보수 등 후속조처가 진행됐다.
산림청은 16일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설치된 ‘땅밀림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에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2시22분부터 오후 3시22분까지 1시간 동안 6.5㎝가량의 땅 변동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땅밀림 현상이 관측된 지역은 지진 발생 지점과 직선거리로 9.1㎞ 떨어져 있다. 땅밀림은 토양층이 지진, 지하수 등의 영향으로 중력에 의해 아래 방향으로 밀리는 현상이다. 국내에는 땅밀림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지만, 일본 국토교통성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시간당 1㎝ 이상 땅밀림 현상이 관측될 경우 출입금지 조처를 해야 한다. 땅밀림 현상이 관측됨에 따라 저녁 6시25분께 산림청은 주민 대피를 요청했고, 땅밀림 현상이 발생한 지역 인근에 사는 주민 7명이 이날 저녁 주민센터 등으로 대피했다.
국내에서 땅밀림 현상은 여러 차례 관측됐지만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에 의해 지진에 의한 땅밀림이 관측된 건 처음이다.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은 산사태 등에 조기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범 운영돼왔다. 산림청 관계자는 “땅밀림 현상은 자주 관측되는 현상인데 이전에는 육안으로만 관측됐을 뿐 계측기를 통해 정확히 어느 시간대에 얼마나 땅밀림이 발생된 건지 관측된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철도, 고속도로 등 주요 기반시설을 긴급 점검한 결과, 건설 중인 포항신항 인입철도의 교량 빔이 2㎝가량 이동하고, 포항역 안의 소방용수관이 파열되는 등 시설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고속도로의 경우 교량 4곳에서 일부 파손이 발견됐지만 교통을 통제할 만큼 안전에 위협을 줄 상황은 아니어서 정상 운행을 유지하면서 정밀점검을 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진 여파로 하역작업이 중단됐던 영일만항과 포항신항은 이날 저녁 7시부터 작업이 재개됐다. 해양수산부는 15일 지진으로 인해 포항신항 제1부두 상부 콘크리트 2곳에 15㎝가량 균열이 생기는 등 항만시설 파손이 확인되자 하역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작업 인원을 대피시킨 바 있다. 해수부는 “전문가들이 긴급 안전진단을 벌인 결과 부두 기능 유지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허승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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