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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김현종 “미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WTO에 제소”

등록 2018-01-23 11:46수정 2018-01-23 16:16

“국제규범보다 국내 정치 우선한 조치…세이프가드 요건 충족 못해”
“보상협의 실패하면 대미 보복관세 부과 추진”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 회의실에서 국내 세탁기 및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 회의실에서 국내 세탁기 및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 미국 정부가 수입 태양광·세탁기를 대상으로 시행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처)에 대해 “부당한 조치에 대해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민관대책회의에서 “오늘 새벽 미국 행정부가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한 세이프가드 최종 조치를 발표했다. 정부는 우리 업계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가 과도하고, WTO 규범에 위반될 소지가 명백하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명한다. 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며 이런 취지에서 WTO 협정상 보장된 권리를 적극 행사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WTO 회원국 간 분쟁의 최종 판단자 역할을 하는 WTO 상소기구 위원을 지낸 김 본부장은 “과거 WTO 상소기구 재판관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번에 제소할 경우 승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2002년 철강 세이프가드, 2013년 세탁기 반덤핑 관세, 2014년 유정용 강관 반덤핑 관세 등 미국의 과도한 조치를 제소해서 여러 번 승소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와 업계는 그동안 세이프가드의 문제점과 부당함을 다양한 채널로 미국에 적극 제기했지만, 미국은 국제규범보다 국내 정치적 고려를 우선시한 조치를 결국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WTO 협정상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려면 △급격한 수입 증가 △국내 산업의 심각한 피해 △급격한 수입 증가와 심각한 산업피해 간의 인과관계 등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번 세이프가드는 이런 발동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한국산 세탁기는 산업피해 원인이 아니라고 판정했는데도 최종 조치에 한국산 세탁기를 수입규제 대상에 포함한 것을 감안할때 이번 조치는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해 미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데도 우리 투자기업에 불이익을 가한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세탁기 신규 공장을 준공해 가동에 들어갔고, 엘지전자는 테네시 주에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는 중이다.

김 본부장은 “태양광의 경우에도 세이프가드 발동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미국 태양광 산업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풍력과 가스 등 다른 에너지원과의 경쟁 격화와 경영실패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 결과임에도 이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이프가드 조치 대상국(미국시장에 수출되는 한국 세탁기 제품이 생산되는 태국·베트남 등)과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며 “동시에 보상 논의를 위해 미국에 양자협의를 즉시 요청하고 적절한 보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결렬되면 (한국시장에 수입되는 미국 제품에 대한) 양허정지(보복관세 부과)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TO 협정은 세이프가드 조처 남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며, 세이프가드 발동국은 자국 시장개방수준이 축소된 것에 대해 그 대신에 다른 품목의 수입관세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상대국에 보상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허정지는 현재 우리나라가 미국산 한국 수입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무관세 또는 관세인하 조치를 철회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16년 만에 세이프가드를 꺼내 들었지만, 그동안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활발히 진출해온 우리 기업의 앞길을 막지못할 것”이라며 “정부는 업계 애로 해소와 국익 수호를 위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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