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져 온 삼성전자의 60조원대 분기 매출 기록이 올 2분기에 깨졌다. 갤럭시S9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반도체 부문은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삼성전자는 31일 2분기 매출 58조4800억원, 영업이익 14조8700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 61조10억원보다 4.1% 줄었고, 지난 1분기 60조5640억원보다도 3.4% 줄었다. 이로써 4분기째 이어오던 60조원대 매출 기록이 깨졌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4조670억원보다 5.7% 늘었지만, 사상 최고치였던 1분기 영업이익 15조6420억원보다는 4.9% 줄었다. 영업이익 증가세는 7분기만에 멈췄고, 15조원대 영업이익 기록도 3분기 만에 중단됐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주력사업인 반도체의 경우 2분기에도 매출 21조9900억원, 영업이익 11조6100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견조한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의 78.1%를 차지했다. 반도체 매출은 전체 매출의 37.6%를 담당했다.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쌍두마차였던 스마트폰 사업은 성적이 매우 좋지 않았다. 매출액은 24조원으로 전년 동기 30조10억원보다 6조원 줄었고, 전분기 28조4500억원보다도 4조원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조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600억원보다 1조3000억원가량 줄었고, 전분기 3조77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을 포함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감소와 마케팅 활동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실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신제품 출시가 이어짐에 따라 스펙·가격 경쟁이 심화돼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전 부문은 10조4000억원 매출에 5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10조9200억원보다 5000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3200억원보다 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총 8조원의 시설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문에 6조1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에 1조1000억원 등이다. 상반기 시설투자 총액은 16조6000억원에 달한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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