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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재벌 6곳 투자계획 뜯어보니…투자액은 삼성, 증가율은 SK 돋보이네

등록 2018-08-24 05:00수정 2018-08-24 18:04

기재부와 간담회 뒤 발표
공개 날짜 늦을수록 불어나
LG 19조, 현대차 23조
SK 80조, 삼성 180조

모두 333조, 연간 단위로는 100조
“대부분 중장기 계획 내놔
투자규모 커보이려는 고육책”
6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간담회장으로 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6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간담회장으로 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발표된 삼성·현대자동차·에스케이(SK)·엘지(LG)·한화·신세계 등 재벌그룹 6곳의 투자 금액은 333조원에 이른다. 대한민국 1년 예산(428조원)에 견줄 수 있는 막대한 규모지만, 3~5년 단위로 계산한 것이어서 연간 단위로 다시 셈해보면 100조원대 규모로 줄어든다. 투자액은 180조원 투자계획을 내놓은 삼성이 가장 많지만, 증가율은 30~40%에 이르는 에스케이(SK)와 한화가 높다.

23일 재벌그룹 6곳이 그동안 기획재정부와 소통간담회를 하며 공개한 투자계획을 보면, 투자액은 삼성과 에스케이가 각각 3년 180조원, 3년 80조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두 그룹의 투자액을 합치면 260조원으로, 6개 그룹 전체 투자액 333조원의 78.1%에 이른다. 이는 두 그룹의 최근 실적과 연결돼 있다. 삼성과 에스케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른바 반도체 슈퍼호황을 바탕으로 연간 수십조원의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35조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반도체 회사인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영업이익도 13조7천억원에 달했다. 두 회사는 올해 각각 20조원, 40조원 안팎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할 예정이다.

재계 2위 현대차는 5년 23조원이라는 다소 소박한 투자계획을 내놨다. 다만, 현대차의 투자액은 그룹 전체 투자액이 아닌 로봇·인공지능(AI)·스마트카 등 5대 신사업 분야에만 한정된 것이어서, 다른 기업과 동등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앞서 현대차는 2015년 ‘4년 81조원’의 투자계획을 내놨는데, 지난해까지 계획 대비 96%를 집행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규모가 아닌 증가율로 보면, 에스케이가 전년 대비 44%로 가장 높고, 한화가 이전 3년 대비 37%로 뒤를 이었다. 에스케이는 전체 투자의 60%가 반도체 분야에 집중됐고, 한화는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두 그룹 다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소재·장치 산업이라는 특성이 있다. 투자액이 가장 큰 삼성의 투자 증가율은 12.5% 정도로 추산된다. 삼성은 이전 3년인 2015~17년에는 총 160조원가량을 투자했고, 2010년대 초반에도 반도체 등에 연간 40조~50조원씩 투자했다. 엘지와 신세계 등은 투자 증가율이 각각 8%, 15.4% 수준이다. 엘지는 전체 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10조원 정도를 디스플레이 쪽에 투자한다.

지난해 12월 엘지가 첫 소통간담회를 가질 때만 해도 1년 단위(19조원) 투자계획을 내놨으나, 이후 다른 기업들은 모두 최소 3년 이상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중장기 투자계획을 내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투자 규모를 커 보이게 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투자액은 19조원(엘지), 23조원(현대차), 80조원(에스케이), 180조원(삼성)으로 점점 불어났다. 재계 관계자는 “전체 투자액은 3년이든 5년이든 조정해서 충분히 늘릴 수 있다”며 “전체 금액보다 1년에 얼마 투자하고, 전년보다 얼마나 늘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만에 혁신성장이 강조되고 규제개혁이 추진되는 데 대한 기업의 화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거리를 두고 ‘기싸움’을 해온 정부와 기업이 탐색전을 마치고 협조적 관계로 들어가는 신호라는 것이다. 특히 정부와 긴장관계를 유지해 온 삼성의 경우,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간담회의 전면에 나서는 등 상당한 관계 개선 효과를 거뒀다.

과거 회귀형 행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재벌 기업들은 매년 초 1년 단위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이마저도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없어졌는데, 다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 “투자 발표로 인해 기업 전략이 노출될 수 있고, 이행 여부에 대한 부담감 등이 있다”며 “정부가 투자 발표를 요구하니까 응하긴 했으나, 기업들은 투자계획 발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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