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치킨의 봉구스밥버거 인수가 한 달 전인 지난달 3일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들은 “양쪽 다 한 달 동안이나 회사 매매 사실을 숨겨왔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4일 업계와 봉구스밥버거 가맹점협의회(봉가협) 쪽 얘기를 종합하면, 네네치킨은 봉구스밥버거를 지난달 3일 인수했다. 인수 금액과 조건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를 판 봉구스밥버거 쪽은 지난달부터 이어진 가맹점주들의 회사 매각 문의에 “잘 모른다”거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해왔다. 인수자인 네네치킨 역시 지난 2일 언론을 통해 인수 사실이 공개된 뒤에야,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어 봉구스밥버거 인수 사실을 인정했다.
점주들은 봉구스밥버거는 물론 네네치킨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열 봉가협 대표는 “봉구스밥버거의 오세린 전 대표는 점주들과 채무 관계가 있어 매각 사실을 밝히기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새로 봉구스밥버거를 인수한 네네치킨 쪽은 적어도 점주들에게는 인수 사실을 곧바로 밝히고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점주들은 두 회사 사이에 매매 사실을 밝히지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네치킨 쪽은 이에 대해 ‘고의로 숨긴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네네치킨 홍보 담당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인수 사실을 언제 공표할지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중에 언론에 공개됐다”며 “내부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는데, 점주분들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봉구스밥버거 본사의 식자재 공급일이 지난달 1일부터 주 6일에서 주 3일로 바뀌었는데, 점주들은 이 역시 네네치킨 쪽 작품으로 보고 있다. 점주 입장에서는 재료 신선도와 보관 공간 등 때문에 식자재를 자주 받을수록 좋다. 반면, 회사 쪽은 공급일을 줄일수록 물류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열 봉가협 회장은 “네네치킨이 점주들과의 상생이 아니라 회사 쪽 비용을 낮추는데 집중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봉가협 소속 일부 점주들은 4일 오후 봉구스밥버거의 새 경영진인 네네치킨 쪽과 면담한다. 회사 인수 과정에 대한 해명을 듣고 향후 경영 계획도 들을 예정이다. 봉구스밥버거 오세린 전 대표는 연락이 닿지 않아 나오지 않는다. 봉가협은 15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봉구스밥버거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봉구스밥버거는 2011년 설립된 주먹밥 업체로, 한때 가맹점이 1100여곳에 이르렀다가 현재 650여곳으로 줄었다. 창업자 오세린 대표가 20대에 단돈 10만원으로 시작해 성공시킨 사업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지난해 오 대표가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되면서 회사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했고, 점주들은 이에 따른 영업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여러 송사가 이어지고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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