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장례 미사를 마친 운구행렬이 노제가 열리는 서린사거리를 향해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건강보험공단은 2015년 11월 민중 총궐기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백남기 농민의 의료비를 돌려달라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국가와 당시 경찰 관계자들을 상대로 이달 중순 안에 제기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백남기 농민 의료비 납부를 요구하며 건보공단이 청구한 구상권 문제는 재판을 거쳐 정리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앞서 건보공단은 지난 8월 7일 백남기 농민이 숨지기까지 들어간 의료비 2억6천300만원을 납부기한(8월 31일)까지 내놓으라고 국가와 경찰 관계자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했다.
청구대상에는 국가를 대신해서 법무부와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살수차 운용요원 등 전·현직 경찰관 5명이 포함됐다.
건보공단은 올해 6월 법원이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과 관련, 당시 살수차 요원들과 현장 지휘관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자 의료비 지출에 국가와 경찰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구상권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도 "구상권이 청구됐더라도 임의로 변제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국가소송을 대표하는 법무부와도 협의를 거쳐 소송을 통해 법원 판단을 받기로 정했다.
경찰은 국가기관과 공적 예산이 관련된 일인 만큼 재판이 시작되면 법원이 조정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법원에서 의료비 지급 판결이 나오더라도 연대책임이므로 국가가 일단 납부하면 다른 사람의 채무는 사라지는 만큼, 당시 현장 지휘관과 살수차 요원 등 개인들까지 배상액을 부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경찰은 내다봤다.
백 농민은 2015년 11월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 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수술을 받은 백 농민은 연명치료를 받다 이듬해 9월 25일 숨졌다. 최근 경찰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백 농민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숨진 사실을 재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