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실적 반도체에서 80명
이재용 3심, 삼바 분식 등 겹쳐
조직 크게 흔들기 어려웠던 듯
김기남 반도체부문장 부회장으로
노태문 IM부문 개발실장 사장 승진
이재용 3심, 삼바 분식 등 겹쳐
조직 크게 흔들기 어려웠던 듯
김기남 반도체부문장 부회장으로
노태문 IM부문 개발실장 사장 승진
삼성전자가 김기남 반도체(DS) 부문장(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사장 및 임원 인사를 했다. 임원 승진자 158명 중 절반이 넘는 80명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오는 반도체 독주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말 대규모 인사를 한만큼, 올해는 인사 폭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었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뇌물 혐의로 3심 재판을 받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삼성전자 노조 와해 등 굵직한 사건이 겹쳐있어 조직을 크게 흔들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삼성전자는 김기남 사장과 노태문 정보통신·모바일(IM) 부문 무산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을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158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세 사업 부문장 중 고동진 정보통신·모바일(IM)부문장(사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유임됐다.
이번 사장단 인사는 지난해 11월 단행된 인사에 견줘 소폭이다. 지난해는 권오현·윤부근·신승균 등 당시 세 부문장이 모두 회장 및 부회장으로 승진 교체됐고, 김기남·고동진·김현석 사장 등이 새로 부문장을 맡았다. 한종희 디스플레이사업부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등 7명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 후반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한해 거르고 인사를 한 만큼 인사 폭이 커진 면도 있었다.
반도체 부문은 부회장 승진자를 배출하는 등 독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36조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김 부회장 외에 반도체 부문 임원 승진자 80명 중 12명이 직위 연한과 상관없이 발탁됐다. 삼성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적용했다”며 “김 부회장은 탁월한 기술리더십을 바탕으로 2년 연속 글로벌 1위 달성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고동진 모바일 부문장과 김현석 가전 부문장은 반도체 부문에 견줘 사업 실적이 부진하지만, 교체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유임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부문은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 아래로 내려앉는 등 고전하고 있고, 가전 부문도 라이벌인 엘지(LG)전자에 영업이익률이 뒤지는 등 힘든 상황이다.
한편, 삼성물산은 이날 김명수 이피시(EPC)경쟁력강화 티에프(TF)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2팀장을 지낸 옛 미전실 출신이다. 삼성에스디에스(SDS)도 윤심·이재철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에스디아이(SDI)도 미전실 출신인 김완표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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