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이재갑 고용노동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 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를 연장하고 도시에서도 내국인의 숙박 공유를 허용하는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들이 담겼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국내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이 주로 제시됐다.
■ 소비 진작 위한 세제 혜택 우선 정부는 당초 올해 12월 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승용차 개소세 인하를 내년 6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6개월 동안 개소세 인하로 인해 자동차 판매 증가 등 효과가 나타났다는 판단 때문이다. 개소세 인하가 시행 되기 전 6개월 동안 월평균 2.1%씩 감소하던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7월 이후 월평균 2%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승용차값도 내려 소비자 혜택이 이어지고 자동차 제조·중소부품협력업체 등의 부담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할 때 지원하는 규모도 올해 11만6천대에서 내년 15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2005년 말 이전에 등록된 차량의 경우 3.5t 미만은 최대 165만원, 3.5t 이상은 77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또 폐차 후 새 차를 사면 개소세를 70%(100만원 한도)까지 깎아준다. 다만 개소세 면제는 2008년 이전 등록한 차량에 한해 내년 1년간 적용된다.
주택면적(국민주택 규모 이하)에 따라 지원 여부가 갈리는 주택세액공제 기준에 주택가액 기준도 추가됐다. 집은 넓지만 가격대가 낮아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지 못했던 비수도권 주택 거주자들도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고향사랑 기부제’를 도입해, 기부금액을 세액공제 해준다. 기부금 10만원 이하는 전액, 10만~1천만원 이하는 16.5%, 1천만원 초과는 33%까지 세액공제를 지원한다.
■ 케이팝 페스티벌…관광 활성화 총력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도 다양하게 포함됐다. 우선 에어비앤비 등 숙박 공유를 내국인에게도 연간 180일까지 전면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동안 농어촌 지역에서는 내·외국인 모두 숙박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지만, 도시에서는 외국인만 서비스 제공이 가능했다.
정부는 또 케이팝 스타들이 참여하는 ‘케이팝 페스티벌’을 연 2회 개최해 할인 행사와 연계할 계획도 세웠다. 축제 기간 세계 75개국 90개 지역에서 케이팝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국내에서 본선을 열어 한류를 확산하고 한국 이미지를 홍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 창동에 5천억원을 들여 케이팝 전용 공연장을 설립하는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정부는 영세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율을 0%대로 낮추기 위해 도입한 소상공인 페이(제로페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도 추가로 내놨다. 소상공인 페이를 이용한 소비자에게 40%의 소득공제 혜택에 이어 공영주차장 등 공공시설 이용료도 할인해주기로 했다.
국내 간편결제서비스로 국외 결제도 가능해진다. 현재 비금융기관인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이 제공하는 간편결제서비스는 국외 이용이 불가능하지만, 알리페이 등 국외 간편결제업체는 이미 국내에서 결제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1분기에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해 법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간편결제서비스의 국외 이용이 가능해져 비자, 마스터 등 신용카드 대신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금리 인상기’ 취약 대출자 지원 내년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대비해 빚 부담이 늘어날 취약차주(저소득·저신용 상태인 다중채무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은행별로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를 도입해 전체적인 가계대출 증가세는 관리하지만 서민에 대해선 빚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내년 시장금리가 상승해도 월 상환액이 일정하거나 금리 상승폭이 제한되는 주택담보대출 신규 상품을 내놓는다. 또 햇살론 등 서민금융지원은 예년대로 7조원 공급을 유지하고,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규모를 올해 3조4천억원에서 내년도 7조9천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린다.
정은주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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