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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중 경기 둔화 우려…새해 세계경제 ‘불확실성 터널’로

등록 2019-01-03 21:04수정 2019-01-03 22:28

중국 경제 리스크에 시장 충격
“미 침체 돌입 신호”에 공포 확산
해결책 없는 ‘그레이 스완’ 우려

애플 흔들리자 반도체 업종 ‘휘청’
삼성전자 2.97%·SK하이닉스 4.79%↓
반도체 의존 국내증시 ‘먹구름’
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6.30(0.81%) 내린 1993.70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 제공
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6.30(0.81%) 내린 1993.70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 제공
‘불확실성 터널’에 막 들어선 2019년 주식시장의 혼돈을 예고한 하루였다.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를 비롯한 유럽 경제 불안 등에 짓눌린 금융시장에 애플발 실적 쇼크와 이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코스피는 3일 2000선이 무너졌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순간적으로 환율이 급등락하는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가 일어났으며 주요국 증시에서 기술주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일찍 침체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금융시장 전반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새해 들어 개장 이틀째를 맞은 코스피는 미국 시장에서 애플이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는 소식에 소폭 약세로 출발했다. 잠깐 상승세로 돌아서는가 싶더니 이내 약세로 반전해 장중 한때 1991.65까지 내려갔다.

애플 쇼크가 전해지자 주식시장의 관심은 일제히 반도체 종목에 쏠렸다. 삼성전자(-2.97%)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4.79%)가 크게 하락했고,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업종 하락(-3.10%)이 지수 2000선 붕괴를 주도했다. 삼성전자가 맥을 못 추자 다른 종목 투자자들도 삼성전자의 출렁임을 주시하며 해당 종목 매수·매도를 판단하는 등 이날 시장은 반도체 하나에 지탱하고 있는 한국 경제를 그대로 반영한 축소판과 같았다.

중국의 지난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4로 1년7개월 만에 기준선(50) 아래로 떨어졌다는 소식도 중국 경제의 활력 둔화를 ‘확증’하며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시장은 즉각 ‘예상보다 훨씬 빠른 중국 경제 하강 리스크’로 받아들였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 시장은 27.0%(2018년·홍콩 포함 34.7%)를 차지한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2019년 중국 경제 성장률을 6.2~6.3%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나 유비에스(UBS) 등 일부 기관은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할 경우 5.5%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8.7원 오른 1127.7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대표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일본 엔화 가치는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04.87엔까지 치고 올라갔다.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로 오른 엔화 강세는 즉각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이날 엔화 가치 급등을 ‘플래시 크래시’로 표현하면서 “올해 세계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틀린 것으로 판명되고, 이에 따라 위험회피 성향이 확산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중요한 이벤트”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지만 마땅한 대처 방안이나 해결책이 없는 이른바 ‘그레이 스완’(회색 백조) 리스크가 올해 1분기에 집중되고 있다는 불확실성이 새해 벽두부터 우리 주식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본다. 우리 기업의 장래 실적과 수익성에 대한 불안뿐 아니라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미-중 무역분쟁 △혼돈에 빠져 있는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협상 △올해 큰 폭의 유럽 경제 둔화 돌입 가능성 등이 ‘수출 의존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이날 2000선 붕괴는 주가의 일시적 부진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협상 시한(3월1일) 전까지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에 이르더라도 주식시장이 장기 상승의 힘을 재차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2020년 하반기부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 달리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는 심리적 공포가 시장에 확산 중이라는 데 주목한다. 제이피모건의 미국 경기침체 예측 모델은 미국 경기가 침체국면에 들어설 확률을 1년 내 52%, 2년 내 84%, 3년 내 100%로 보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경기침체 모델은 경기침체 확률을 1년 내 10% 미만, 3년 내 43%로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최근 미국 자산시장 추이는, 경기침체가 기존 예상보다 조기에 가시화할 확률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주식·주택시장과 국제유가 등 자산시장 동향과 미국 국채 2년물과 5년·10년물 사이의 금리 역전 현상은 미국 경기침체가 이전에 관측했던 시점보다 빠른 올해부터 당장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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