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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줄어들던 자살률, 작년 반등…‘하루 37.5명꼴’ 다시 OECD 1위

등록 2019-09-24 18:12수정 2019-09-24 21:36

통계청 ‘2018년 사망원인’ 발표
자살률 전년 대비 9.5% 증가
10대와 30~40대서 크게 늘고
80세이상 고령층은 소폭 줄어

“유명인 극단선택 많았던 해”
복지부 “올해 상반기엔 감소세”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지난 몇년 동안 꾸준히 줄어들던 자살률이 지난해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들 가운데 2위로 떨어졌던 자살률이 다시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0대와 30~40대 등 젊은 연령층에서 자살률이 크게 높아졌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총 1만3670명으로 전년 대비 1207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스스로 목숨을 버린 이는 37.5명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를 뜻하는 자살률은 26.6명으로 전년 대비 9.5%(2.3명) 상승했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자살은 10~30대 인구의 사망원인 가운데 1위, 40~50대에서는 2위였다. 연령대별로는 10대(22.1%), 40대(13.1%), 30대(12.2%)의 자살률이 크게 높아졌다. 50대(8.2%)와 60대(8.9%), 70대(0.2%)에서는 증가 폭이 전체 평균을 밑돌았고, 80살 이상 고령층에서는 자살률이 0.4% 하락했다. 성별에 따른 자살률은 남성이 38.5명으로 여성(14.8명)보다 갑절 이상 높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오이시디 나라들 가운데 자살률에서 다시 1위에 오르게 됐다. 오이시디는 나라별 연령 구조의 영향을 제거한 연령표준화자살률로 국제 비교를 하는데, 한국의 연령표준화자살률은 2018년 24.7명으로 오이시디 평균 11.5명의 갑절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05년 이후 13년 동안 오이시디 나라들 가운데 자살률 1위였다. 그러다 지난해 자살률이 한국보다 높은 리투아니아(24.4명·2017년 기준)가 오이시디에 가입하면서 2위가 됐다. 그러나 올해 자살률이 치솟으면서 다시 오이시디 1위로 올라서게 된 셈이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유명인들의 자살 사건이 많았던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유명인의 자살에 동조하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한 사람이 죽음을 선택할 때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경제적 어려움이 닥친 뒤 가족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본인 건강도 나빠지는 등의 문제가 겹치게 되면 죽음을 고민하게 되는데, 그런 때 좋아하던 유명인이 스스로 삶을 등지면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자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허용적 태도도 커졌다. 지난해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고통받는 상황에서 자신이나 타인의 자살을 용인하는 태도는 2013년 2.96(5점 만점)에서 2018년 3.02로 증가했다. 자살을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도 2.43에서 2.61로 크게 올랐다. 갈수록 벌어지는 소득 격차 역시 자살 사망률 상승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 1500명 가운데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경우는 18.5%로, 이 가운데 경제적인 문제(34.9%)를 자살 생각의 이유로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정생활 문제(26.5%), 성적·시험·진로 문제(11.2%) 차례였다.

2018년 정부는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2018~2022년)’을 마련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자살 문제에 접근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자살과 빈곤, 정신건강 등의 문제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미약하다고 짚었다. 백종우 센터장은 “오이시디 회원국들의 자살률이 낮은 건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 등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경우 위기에 처해 고립된 사람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지역사회 시스템은 여전히 불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어 “올해 7월까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자살률이 8% 안팎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전체 사망자 수는 29만8820명으로 사망원인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가장 많았다. 10대 사망원인은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고의적 자해(자살), 당뇨병, 간 질환, 만성 하기도 질환, 알츠하이머병, 고혈압성 질환 차례였다. 알츠하이머병은 전년 사망원인 11위에서 9위로 2계단 올라섰다. 폐렴도 4위에서 3위로 올랐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에 의한 사망원인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노현웅 박현정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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