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11일(현지시각) 2020년 전세계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예측불가능한 세계 정치 상황이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경제와 금융에 쇼크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62조2천억달러의 국가채무를 지고 있는 142개국을 대상으로 국가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무디스는 이미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멕시코. 터키, 홍콩에 대해서는 국가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가 런던에서 전했다.
무디스는 예측하기 어려운 정치상황과 미-중간 무역갈등은 시장을 개방한 상품 수출 경제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적대적인 경제 환경이 성장 둔화와 함께 여러 제도에 타격을 가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위기 발생 가능성은 커지고, 대처 능력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성장과 부채 위험이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었다”며 “긍정적인 전망은 거의 없고 부정적인 결과에 따른 위험만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간 갈등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성장을 감소시키는 긴장이 페르시아만, 한국과 일본, 인도와 파키스탄, 미국과 유럽연합, 유럽연합과 영국 사이에도 있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무디스는 주요 20개국(G20)의 내년 성장률이 2.6%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8년에는 3% 성장했다.
세계 공급 사슬에 무역과 성장을 의존하고 있는 홍콩, 싱가포르, 아일랜드, 베트남, 벨기에, 체코 공화국, 말레이시아는 성장 둔화에 직면해 있다. 또 경상수지 적자가 많아서 외자에 의존하는 레바논, 몽골, 튀니지, 파키스탄, 스리랑카, 아르헨티나, 터키, 그리고 이들 국가보다는 조금 낮은 정도로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금융 쇼크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게 무디스의 진단이다.
정남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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