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고 개인은 사들이고 있다. 한-미 본원통화비율 추이를 고려하면 머지않아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외국인 자금이 우리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5월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주식을 24조원 순매도했다. 반면에 개인이 주식을 28조원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파는 이유는 우선 글로벌 주식펀드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5월까지 한국 주식형 펀드에서 210억 달러(약 24조원)가 빠져나갔다.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한국 펀드의 유출 폭이 가장 컸는데, 이는 한국 경제의 높은 수출의존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3%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세계경제가 마이너스(-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09년 세계경제가 1980년 이후 처음으로 -0.1% 성장했었다. 이번 코로나19 충격이 그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이 줄어들고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실제로 4~5월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4월에는 99개월 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를 반영해 원화가치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5월말 원-달러 환율이 1238.5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고 팔 때 한국의 거시경제 여건이나 기업 수익을 보지만, 그 못지않게 환율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외국인은 원화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면 한국 주식을 사게 된다. 2000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 보면 5개월 정도 시차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미 본원통화비율과 원-달러 환율의 관계를 분석해보면, 올해 3분기 중반 이후에는 원화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대규모로 돈을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난해 9월을 정점으로 한-미 본원통화비율이 낮아지다가 올해 3월 이후에는 그 기울기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5월27일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자산이 7조973억 달러로 2월 말에 비해 71%(2조9387억 달러) 증가할 정도로 연준이 돈을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한국은행보다 본원통화를 더 공급하면 9개월 정도 시차(상관계수 0.53)를 두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이를 고려하면 머지않아 원화가치가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다가 코로나19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 글로벌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살 것이다. 이는 다시 환율 하락을 초래할 전망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게 되면 주식시장의 형태가 바뀔 것이다. 최근 급등에 따른 조정이 있겠지만, 올해 4분기에는 원화가치가 오르고 코스닥보다는 코스피가 우량주 중심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