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맞벌이 가정의 육아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1회로 제한된 육아휴직 분할사용 횟수를 늘리고, 출산 전에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공동화를 막기 위해 빈집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27일 제15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2기 인구정책 티에프(TF)’이 마련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향’을 확정해 발표했다.
2기 인구정책 티에프는 최근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생·고령화에 적응하기 위한 4대 전략으로 △여성·청년·고령자 경제활동참여 확대 △노동생산성 제고 △지역공동화 선제대응 △고령화 대응 산업·제도 설계를 정했다.
첫번째 전략으로 인구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여성·청년·고령자·외국인 등 분야별 경제활동참가율을 끌어올린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제도를 보다 탄력적으로 바꾼다. 현재 1회로 제한된 육아휴직 분할사용 횟수를 2회 이상으로 늘려 개인 사정에 따라 육아휴직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임신 중에도 육아휴직을 허용해, 출산 전에도 충분한 휴가를 보장할 방침이다. 9월부터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을 추진한다.
청년들이 양질의 중소기업에 취업하도록 중소기업 공동복지 플랫폼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 복지 수준을 높인다. 중기 계획으로는 청년이 진로를 설계하는 기간인 한국형 ‘갭이어(Gap Year)’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날로 비중이 늘어나는 고령자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지원 요건 개선을 추진한다.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우수인재 복수국적 제도’ 적용 분야를 9월부터 확대한다. 저명인사, 기업 근무자, 원천기술·지식재산권 보유자, 국제기구 경력자 등이 추가로 적용 대상이 된다. 국내 이공계 학부를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이 고용허가제(E-9 비자)로 전환해 국내 기능인력으로 일할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도 장기 과제로 검토한다.
두번째 전략인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해 평생교육과 직업훈련을 강화한다. 오는 12월부터 대학-기업 간 공동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취업연계 강화를 위한 기업맞춤형 협약반을 운영한다.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에 인공지능, 특수외국어 등 새로운 주제의 강의를 개발하고, 개인·기관이 다양한 강좌를 개발해 탑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세번째 전략인 지역공동화 선제대응은 지역 슬럼화를 일으키는 빈집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빈집 소유자가 빈집 및 부속토지를 공익사업 시행자에게 팔면 양도소득세 10%포인트를 경감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토지보상법 개정을 추진한다. 지자체가 빈집밀집구역을 특화재생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신청할 경우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년간 전국 모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빈집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를 도시재생 뉴딜사업, 국비지원사업과 연계해 정책에 활용할 계획이다.
네번째 전략인 고령화 대응 산업·제도 설계의 주요 내용을 보면, 75살 이상 고령운전자의 면허 갱신에 필요한 인지능력 자가진단 테스트를 2022년부터 강화한다. 장기적으로는 고령운전자의 운전능력을 정확히 점검해 필요하면 안전운전 조건으로 한정면허를 발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기 위해, 고령층 전용 상품설명서를 도입하고, 다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불완전판매는 제재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계획이다. 디지털 금융에 약한 고령층을 위해, 고령 고객 비중이 높은 점포를 폐쇄할 경우 대체창구 마련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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