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고위 당정협의회에 불참하면서, 자영업자 손실보상법 제정을 요구하는 여당에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당정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전날 저녁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 감기몸살을 이유로 불참했다. 매주 일요일 저녁에 열리는 고위 당정협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홍익표 정책위의장, 정부에선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 부총리, 청와대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다.
이날 회의는 당에서 추진하는 영업제한 손실보상법을 논의했다. 여당은 코로나19 방역조처로 영업제한을 당한 자영업자들에게 일정 부분 손실을 보상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데, 지난 22일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점 등을 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최근 여당에서 이낙연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가 앞다퉈 코로나19 피해지원을 위한 재정 확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기획재정부가 여당의 공격 대상이 된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정세균 총리는 자영업자 손실보상 법제화에 우려를 표한 기재부에 “개혁 저항”이라고 했고, 이재명 지사는 홍 부총리의 페이스북 발언을 두고 “집단자살사회에서 대책 없는 재정건전성”이라고 비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가 주말에 몸살이 심해 불참했을 뿐 갈등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여당은 여당의 역할이 있듯 기재부도 재정당국으로서 소임이 있기 때문에 부총리께서 글을 올리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25일에는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해 오전 10시 우즈베키스탄 부총리와 화상회의를 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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