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고객이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이후 고공행진 중인 계란값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30구 대란과 특란 가격을 최대 1000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제공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급등한 계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4월에 계란 1500만개를 추가 수입하기로 했다. 계란값은 지난 2월 설 전후 최고가를 찍은 뒤 하락세이지만, 여전히 한 판 기준 7358원으로 평년보다 2천원 이상 비싸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14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 뉴딜점검회의 겸 제10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해 계란 가격안정 추진계획을 밝혔다. 이 차관은 “정부는 6월 중 산란계 숫자가 정상 회복될 때까지 충분한 규모의 수입을 통해 수급 불균형에 대응해 가격안정을 조기에 달성하고자 한다”며 “우선 4월 수입물량을 당초 목표했던 2500만개에서 4000만개로, 1500만개 추가 확대하겠다. 5월에도 계란 가격 추이와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수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입 계란이 원활하게 국내에 유통되도록 정부는 수입 절차를 개선할 방침이다. 정부는 “난각(계란 껍데기), 포장 작업장을 추가 지정해 처리물량을 확대하고 통관·수입 검사 등 절차를 개선해 수입 기간도 단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들어온 수입 계란은 대형 식품 가공업체, 음식점, 소규모 마트를 중심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수입산을 꺼리는 소비자 심리도 적지 않지만, 정부는 “신선도 측면에서 국내산과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계란의 유통기한은 산란 일자로부터 냉장 보관하면 45일, 상온보관하면 30일”이라며 “수입 계란은 항공운송을 통해 산란 일자로부터 7∼10일 뒤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서 신선도 측면에서 국내계란(7일 이내)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계란값은 여전히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돈다. 지난 22일 계란(특란) 1판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7358원으로 지난달(7577원)과 견주면 다소 내려왔지만, 평년 기준(5313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긴급할당 관세 적용해 지난 3월까지 계란 6400만개를 수입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전체 산란계의 22.6%인 1671만수가 살처분된 탓이다. 현재 계란 생산량은 평년대비 하루 150만개가 부족하다.
계란값은 6월부터 안정세 찾을 것으로 보인다. 조류인플루엔자 이동제한이 해제된 농가를 중심으로 산란계 병아리 재입식이 진행되고 있는데, 성장 기간이 22주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6월 중에 산란계 수가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정부는 “6월 중 산란계 숫자가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충분한 규모의 수입을 통해 수급 불균형에 대응함으로써 계란 가격 안정을 조기에 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