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2일 오전 11시 30분께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분기 카드 사용액이 1년 전보다 9% 가까이 늘었다며 내수가 회복됐다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니 ‘2보 후퇴 뒤 반보 전진’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업종별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다.
2일 여신금융협회가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월별 카드승인 실적’ 자료를 보니, 운수업, 숙박·음식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서비스업 등에서 지난 1월 ‘코로나19 3차 유행’의 상흔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된 지난 3월에는 상황이 다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1∼2월의 타격을 메울 만큼 충분하진 않았다. 백화점 등 특정 업종에서 1분기 매출이 회복되며 전체 카드승인 실적의 개선세를 이끌었지만, 실제로는 업종별로 희비가 크게 갈린 셈이다.
항공·철도 등 운수업은 1월 카드 사용액이 5200억원으로 1년 전(1조4600억원)보다 64.4% 줄어들었고 지난 2월에도 26.7% 감소(7500억원→5500억원)했다. 지난 3월 카드 사용액은 6600억원으로 1년 전(4300억원)보다 53.5% 증가했지만, 지난해 3월 감소폭이 워낙 커서 기저효과가 나타난 결과다. 지난해 3월 운수업 카드 사용액은 2019년 3월(1조4400억원)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숙박·음식업에서도 카드 사용액이 지난 3월에는 9조3100억원으로 1년 전(8조200억원)보다 16.1% 증가했지만, 지난 1월과 2월에는 각각 33.1%, 12.4% 감소했다. 액수로 치면 1∼2월 감소분은 4조5300억원으로 3월 증가분(1조2900억원)의 3.5배에 달했다. 여행 관련 서비스업이 속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도 지난 3월에는 1년 전보다 카드 사용액이 33% 증가했지만 1월에는 52.5%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업종 간 양극화는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한겨레>가 업종별로 2021년 1∼3월 카드 사용액을 2년 전과 비교해보니, 도매 및 소매업은 매달 20%를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운수업은 1∼3월 67.7%, 59.3%, 54.2% 각각 감소했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 역시 1월에는 60%가 넘게 감소했고 2∼3월에도 연달아 40%씩 감소했다.
거시지표 회복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지만, 국회의 자영업자 손실보상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야는 지난달에도 코로나19 손실보상법을 소위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고, 추후 의사일정 합의조차 불투명하다. 정부는 여전히 손실보상 ‘소급적용’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