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5월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61만9천명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2월과 비교하면 80% 이상의 일자리가 회복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일자리의 수는 상당 부분 복구됐지만, 남은 문제는 산업별·연령별로 개선에 격차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5월 취업자 수는 2755만명으로 1년 전 같은 달과 견줘 61만9천명 늘었다. 지난 4월(+65만2천명)보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살짝 줄었지만 60만명대 증가를 이어갔다. 실업자 수도 114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명 줄었고, 비경제활동인구도 ‘재학·수강 등’ 항목을 중심으로 19만6천명 줄었다. 15살 이상 전체 고용률 61.2%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15∼29살 청년층 고용률은 44.4%(+2.2%포인트), 30대는 75.6%(+0.6%포인트), 40대는 77.4%(+0.6%포인트), 50대는 75.5%(+1.3%포인트), 60대 이상은 44.5%(+1.4%포인트)로 나타났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5월 고용동향은 수출 호조 및 소비 확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계속 유지, 지난해 5월에 대한 기저효과 등이 반영되어 취업자는 3개월 연속 증가하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저효과를 제거하고 월별 고용 추세를 비교할 수 있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봐도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따라잡고 있다. 계절조정 기준 5월 취업자 수는 지난달보다 10만1천명 늘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코로나19 고용충격 직전인 2020년 2월과 견주면, 지난 1월(-102만3천명) 저점을 찍은 뒤 80.9%가량 회복된 상황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달에 이어 60만명 이상의 높은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세가 지속돼 향후 고용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며 “특히 올해 1월 저점 이후 민간부문 일자리를 중심(60% 내외 추정)으로 4달 연속 전월 대비 취업자 수가 증가해 도합 82만8천명, 월평균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늘었다.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2월과 비교하면 80% 이상의 일자리가 회복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청년층(15∼29살)의 고용회복세도 눈에 띈다. 청년층 인구가 1년 전보다 13만6천명 줄었음에도, 취업자 수는 13만8천명 늘었다. 청년층 고용률은 44.4%로 2005년(5월 기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도 9.3%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내리 오르다가 처음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움츠려있던 청년층이 구직활동에 나선 결과다.
문제는 경제활동인구의 ‘허리’인 30·40대다. 30대는 지난 5월 취업자 수가 6만9천명 줄어 15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40대는 6천명 줄어 5년7개월 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30·40대 인구감소에 따른 취업자 자연감소를 고려하면 고용상황은 2개월 연속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30·40대는 개선 속도 자체가 다른 연령대보다 더디다. 15∼29살, 50대, 60대 이상에서는 지난 3월부터 고용률이 올랐지만, 30·40대는 한달 느린 지난 4월부터 상승세가 시작됐다. 상승폭도 작다. 15∼29살 청년층은 3월 2.3%포인트, 4월 2.6%포인트, 5월 2.2%포인트로 세 달 연속 2%포인트 대 상승을 보인 반면, 30대는 4월 0.2%포인트, 5월 0.6%포인트로 고용률 증가폭이 1%포인트를 넘지 못했다. 40대 고용률 역시 4월부터 두달 연속 0.6%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정동명 국장은 “30·40대가 많이 종사하는 제조업은 청년층 중심으로 증가가 컸고, 도·소매업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5월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보건복지, 건설업, 사업시설관리 등은 청년층과 50대·60대 이상에서 주로 증가한 것으로 미루어 30·40대가 좀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