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에 내리지 않고 하늘을 돌다가 내려오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시작된 지 6개월 만에 1만6천명에 이르는 탑승객을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탑승객은 5월 말까지 누적 1만5983명, 항공기는 총 152편이었다”며 “이들의 면세점 구매액은 228억원으로 집계돼 코로나19로 위축된 항공·면세업계 위기극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우리나라 공항에서 출국해서 인근 다른 나라 영공을 선회 비행한 뒤 한국으로 복귀해 재입국하는 ‘유사 해외여행’ 상품이다. 항공·면세업계 생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에서 시작한 뒤로 지난 5월부터는 김포·김해·대구공항 등으로도 확대됐다.
총 152편의 무착륙 관광비행 운항실적은 주로 저비용항공사에 집중됐다. 에어부산·제주항공·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가 128편을 차지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24편이었다. 평균 탑승률은 73.5%로 일반 국제선과 견주어 3배가 넘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일반 국제선 탑승률은 평균 23.5%에 불과했다.
일반 해외여행자와 똑같이 면세가 적용되는 무착륙 비행 탑승자는 지난 6개월 동안 228억원의 면세품을 구매했다. 1명당 평균 142만원꼴이다. 품목별로 보면 화장품이 61억원(26.7%)으로 가장 많았고, 가방류(40억원), 향수(25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관세청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악용한 불법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빈번 탑승자 및 면세품 과다반입자 등에 대한 검사 강화를 통해 위험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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