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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대출중단·한도축소·금리인상 ‘3중 충격’…연말까지 대출 더 옥죈다

등록 2021-08-23 04:59수정 2021-08-23 10:36

농협·우리은행 돌연 대출 중단으로 다른 은행 ‘풍선효과’ 가능성
한은 ‘기준금리 인상’ 임박 속 대출 좁아지고 이자 부담 늘어날 듯
“잔금 내야 하는데 빌릴 수 있나” 은행 창구마다 문의 전화 빗발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하반기 들어 금융회사에 가계대출 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하라고 요구하면서, 일부 은행의 대출중단 사태에다 한도축소·금리인상까지 가세한 3중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은 앞으로도 대출 수요가 꺾이지 않으면 추가로 금리인상이나 한도축소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밝혀, 연말까지 대출받기가 더욱 어려워지거나 대출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우리은행 대출중단 풍선효과 생기나?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엔에이치(NH)농협은행이 오는 24일부터 11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 포함)·전세자금대출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은 풍선효과가 나타날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7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연말보다 7.1% 증가해, 정부가 권고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5~6%)을 초과했고, 결국 대출 잠정 중단에 이르게 됐다.

다른 은행들을 보면, 케이비(KB)국민은행은 증가율이 2.6%이고, 신한은행은 2.2%, 하나은행 4.4%, 우리은행 2.9%로 다른 주요 은행들은 연간 목표치 안에서 관리하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은 자체 계획에 따른 3분기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소진해 9월 말까지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취소 건에 한해서만 대출을 실행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우리은행의 일부 대출이 막히면서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대출 증가율이 비교적 높은 편인데, 은행 쪽은 월별로 계획된 범위 안에서 대출이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간 계획 상으로 하반기 대출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장은 대출중단이나 금리인상 등 계획이 없으며, (농협은행 대출중단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고 추가 대책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풍선효과로 대출수요가 얼마나 쏠리는지에 따라 한도축소나 금리인상 등 추가 조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추가 조처를 한다면 금리인상부터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한다.

한도 축소 방법으로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판매 중단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당 상품은 보험료를 내고 대출한도를 늘려받는 상품이라, 이 상품을 중단하면 그만큼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당국, 저축은행에도 신용대출 한도 축소 요청

제2금융권도 대출중단·한도 축소 사례가 이어진다. 상호금융인 농·축협도 이번주 중으로 신규 집단대출을 중단할 예정이다. 준조합원·비조합원에 대한 대출 중단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한도 옥죄기에도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임원들과 간담회에서 현재 연봉의 2배 수준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저축은행중앙회에 “저축은행들도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요청했다. 은행권만 한도를 줄일 경우 2금융권으로 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이 시행 시기를 못박은 것은 아니어서 현재 은행들은 한도 축소를 언제부터 적용할지 내부 검토 중이다.

일부 은행의 대출중단·금융당국의 대출 한도 축소 요구가 알려지면서, 시중은행 창구에서는 “하반기에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대출을 받을 수 있나”, “신용대출 한도가 언제부터 줄어드나” 등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놓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직장인 김아무개(40)씨는 “이미 연봉 수준으로 신용대출을 받은 게 있는데, 혹시 나중에 추가 대출이 안 될까봐 일단 한도가 되는 만큼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이아무개씨는 “예전에 신용대출을 받았다가 갚을 돈이 생겼지만, 추후 필요할 때 대출이 안 나올 수 있어 일단은 갚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도 예상된다. 이미 올해 들어 시장금리 상승과 은행들의 자체 금리 인상 때문에 대출금리가 크게 올랐다. 지난 6월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2.92%로, 지난해 12월(2.79%)보다 0.13%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은 이르면 이달 26일, 늦어도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여 기존 대출자는 물론 신규 대출자들도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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