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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시중은행들, 예금-대출금리 순차로 올릴 듯…“인상 폭은 검토해야”

등록 2021-08-26 17:12수정 2021-08-27 02:39

금리인상기, 변동금리·고정금리 유불리 비교해봐야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예금·대출금리를 순차적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이날 예금금리 인상을 위한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 예금금리는 은행들이 자체 결정하는데, 기준금리 인상 폭과 자금 확보 필요성 등을 고려해 조만간 예금금리 인상 수준을 정할 방침이다.

지난 2018년 11월 기준금리 인상 때는 은행들이 당일 예금금리 인상 방침을 밝혔고, 은행별로 3일 뒤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했다. 당시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돼 은행들이 미리 준비 절차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시장에서 금리 인상과 동결 전망이 엇갈리면서 결과를 단언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 잔고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면 자금조달을 해야 하지만 올해는 2018년과 달리 시장의 유동성이 과도하기 때문에 예금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도 서서히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은 주로 코픽스나 금융채 금리(수익률)를 기준으로 삼는다. 코픽스는 시중은행이 한달간 예·적금 등 자금을 조달한 비용을 가중평균한 금리다. 만약 은행들이 9월에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 10월15일에 발표하는 코픽스부터 예금금리 인상분이 반영된다.

금리가 매일 바뀌는 금융채를 기준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은 대출금리가 비교적 빨리 오를 수 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채권금리도 이미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미리 반영해 상당 부분 올랐기 때문에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한은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에 추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별개로 은행들이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 지난 24일부터 엔에이치(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을 잠정 중단했는데, 다른 은행들은 그에 따른 풍선효과가 생기면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준 4대 은행(케이비국민·신한·하나·우리)이 누리집에 고시한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를 보면,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변동금리는 2.69~3.20%,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삼는 혼합형 금리(초기 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는 2.86~3.29%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본격적인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온 만큼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경우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게 유리한지 따져볼 필요가 생겼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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