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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리상승 타격 큰 대출자 566만명, 개인 대출자의 28%

등록 2021-08-27 05:00수정 2021-08-27 08:00

고위험 대출 보유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 늘어
“장기 저리 대환대출, 손실보상 등 정책 적극 펴야”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대출이자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인상으로 먼저 타격받는 계층이 전체 개인 대출자의 28%로, 약 566만명 정도로 추정됐다.

26일 한은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에 제출한 ‘금리상승에 취약한 차주 현황’을 보면, 지난 1분기 기준 ‘고위험대출 차주’는 전체 개인 대출자의 25.1%에 이르렀다. 한은이 보유 대출자 100만명의 표본을 바탕으로 분석한 수치다.

지난 1분기 금융당국이 파악한 개인 대출자 규모가 2천만명임을 고려하면, 고위험대출 차주는 502만명으로 추산된다. 고위험대출 차주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보유자, 카드사의 카드론 보유자, 상호금융 대출 2억원 이상 보유자, 5개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되는 사람이다.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가운데 소득 하위 30%에 속하거나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 차주’는 전체 개인대출자의 6.3%로, 숫자로 환산하면 126만명이다. 대출 원리금을 30영업일 이상 못 갚은 ‘연체 차주’는 전체 개인 대출자의 1.8%인 36만명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고위험대출 차주, 취약 차주, 연체 차주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되는 ‘금리상승에 취약한 차주’는 전체 대출자의 28.3%인 566만명으로 추정된다.

금리상승에 취약한 계층의 비중은 2017년 29.8%에서 2018년 29.4%, 2019년 29.2%, 2020년 28.4%로 감소 추세다. 수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부담이 줄어든 저신용자들의 신용점수가 개선된 데다, 금융회사들이 고신용자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본격적인 금리 상승 국면을 예고하고 있어 취약 차주의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의 부실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고위험대출 차주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엔 10.8%였지만 지난해 12.3%로 1.5%포인트 늘었고, 올해 1분기에 12.6%로 확대됐다.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들은 9월 말까지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를 적용받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사람들에게는 낮은 금리의 장기 대출로 전환하는 정책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손실보상 등 재정정책을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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