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이 20년 넘는 기나긴 매각 작업 끝에 새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한다.
산은은 26일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투자합의서에는 한화그룹이 신주 유상증자(2조원)에 참여해 대우조선해양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이 담겼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하고, 현재 대주주인 산은의 지분율은 55.7%에서 28.2%로 축소된다.
산은은 최종 매각 여부를 이른바 ‘스토킹호스’ 방식을 거쳐 확정하기로 했다. 향후 경쟁입찰에 부쳐 한화그룹보다 더 좋은 투자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과 조건부 투자 합의를 맺어 우선협상자가 된 만큼 최종 매각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종 투자자 선정 후 본계약 체결은 오는 11월 말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에 한화그룹에 매각돼, 지난 2001년 워크아웃(기업 재무개선작업) 졸업 이후 21년 만에 채권단 관리 체제를 벗어나게 된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체질을 개선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민간 주인 찾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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